원유개미들과 삼성운용의 '원유선물ETF' 분쟁··· 소송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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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0-05-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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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의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월물 교체 논란이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개인 투자자 2인에 이어 200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공동 소송에 나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강모씨 등 투자자 220명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삼성자산운용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금액은 3300만원이나 향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소송을 대리하는 유웅현 변호사는 "3000만원 이하는 소액재판부에 배당되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로 원고당 2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며 "소송 진행 중 사실조회 등을 통해 당시 삼성운용의 매매 기록을 확인하면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을 확정해 청구취지를 확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운용은 지난달 22일 ‘KODEX WTI원유선물' ETF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의 비중을 80%에서 30% 수준으로 줄이고 7·8·9월물에 분산투자했다. 회사는 펀드 자산 변경이 유가 급락에 따른 피해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유 변호사 등 220명의 원고들은 사전 공시 없는 월물 교체(롤오버)로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기존과 다르게 이뤄진 롤오버로 인해 상품의 성격 자체가 달라졌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된 '삼성KODEX WTI원유선물(H)'의 경우 가장 만기가 가까운 원유선물을 100% 담아 기초지수를 최대한 추종한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투자자들도 이에 따라 최대한 유가 흐름을 비슷하게 추종하는 것을 기대하고 투자했는데, 운용사가 사전 고지 없이 자산 구성을 바꾸며 변경 전 상품을 매도하거나 투자 전략을 바꿀 기회를 잃었다는 것이다.

유 변호사는 "삼성운용은 투자설명서와 홈페이지 등에 해당 상품이 기초지수를 충실히 추적해 운영한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4년간 투자설명서에 기재된 방식에 따라 주기적으로 월물교체가 이뤄졌다"며 "투자자들은 이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투자했으며 사전공지 없는, 통상적이지 않은 롤오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해나 위험성은 제대로 고지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회사 측은 선행매매 가능성을 고려해 사전공지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삼성운용은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교체 전 사전 공시가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매도한다는 내용을 사전에 공시할 경우 제3의 원유선물 투자자들의 사전공시를 악용한 선행매매 가능성을 차단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삼성운용에 따르면 당시 뉴욕선물거래소(NYMEX) WTI 원유선물 6월물 시장에서 삼성운용 펀드의 비중은 약 9.5%에 달했다.
 

[삼성자산운용]



이번 원유선물ETF를 둘러싼 법정공방은 향후 더욱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이미 접수된 2건 이외에도 복수의 투자자 모임이 소송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 개설된 가입인원 8500여명 규모의 투자자 모임의 경우 현재 소송인단을 모집하며 복수의 법무법인과 사건 수임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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