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요즘 그린뉴딜이 화두”
문재인 대통령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국토교통부 등 각 부처에 ‘그린뉴딜’ 청사진 마련을 지시했다. 4개 부처 합동 서면보고는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에 이뤄질 예정이다.
그린뉴딜은 기후변화와 경제 문제를 동시에 풀기 위해 저탄소·친환경·자원절약 등 녹색산업과 신재생 에너지산업 등에 대규모 투자를 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경기 부양과 고용 촉진을 끌어내는 정책을 말한다.
특히 전 세계적 문제인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산업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목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제조업 등 전통산업이 침체되면서 경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산업으로의 전환을 핵심으로 한 ‘한국형 뉴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형 뉴딜에 3가지 큰 축은 디지털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노후화된 SOC 디지털화다.
2009년 1월 당시 이명박정부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 침체 속에서 녹색성장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고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5개년계획’을 발표했다. ‘녹색뉴딜사업 추진방안’에는 대규모 경기 부양을 위한 4대강 살리기, 녹색 교통망 구축 등의 사업이 담겼다.
이명박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을 내세웠지만, 2년 뒤 2010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온실가스가 10% 더 늘었다는 통계청 발표 자료도 나왔고, 원자력발전을 더욱 확대하는 정책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당시 환경단체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은 토건사업을 포장하기 위한 구호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문재인정부의 그린뉴딜이 이명박정부의 국정과제였던 녹색성장과 어떤 점이 다를지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와야 비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5 총선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그린뉴딜을 살펴보면 대략적인 밑그림을 가늠해볼 수 있다.
민주당은 2050 탄소제로사회 실현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고 이를 위해 ‘그린뉴딜 기본법’ 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2050 그린뉴딜 비전’을 통해 탄소중립‧고효율 경제를 구축하여 친환경 산업혁신과 녹색 일자리 창출로 미래 대한민국을 지속가능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을 약속했다.
아울러 그린뉴딜 재원 마련을 위한 중장기적인 탄소세 도입을 검토하고 RE100 등 시장제도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수소 에너지를 적극 육성하고,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차와 2차전지·수소연료전지 등의 산업을 키우겠다는 방안도 담겼다. 노동자들의 녹색 일자리로의 전환을 위한 지역에너지전환센터 설립도 추진키로 했다.
특히 민주당은 현재 23㎍/㎥ 정도인 미세먼지 농도를 40% 이상 절감해 오는 2040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연평균 10㎍/㎥까지 낮추겠다고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그린뉴딜은 환경을 지키고 경기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뉴딜계획이다. 21대 개원 즉시 그린뉴딜촉진법을 추진하겠다"며 "국회 차원에서 그린뉴딜이 힘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야당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文정부 그린뉴딜 청사진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전반의 언택트 추세는 디지털 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아울러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사태를 막기 위한 친환경 산업도 주목을 받고 있다.
4개 부처가 ‘그린뉴딜’ 관련 사업으로 내놓을 분야도 여기에 초점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산업부와 국토교통부가 내놓을 대표적인 사업은 스마트 산단과 스마트시티 구축 사업이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올 2월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시행계획을 발표했고 모빌리티·헬스케어 등 18개 사업에 대해 실증사업 계획 수립을 위한 비용 등을 지원한 바 있다.
국토부는 코로나19 방역 체계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함께 스마트시티 데이터 허브를 기반으로 코로나19 역학조사 지원 시스템을 만들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통적인 SOC사업 개발 사업에서 벗어나 그린뉴딜 구상에 맞춰 낙후된 도시나 산업단지, 교통 인프라를 새로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뉴딜 개발 사업으로 관련 일자리도 크게 확대할 수 있다고도 했다.
U시티부터 시작된 국내 스마트 시티는 택지개발부터 도시 생활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인프라를 우선적으로 조성하면서 과거에는 ICT자원, 행정, 교통, 치안 서비스 구축을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서비스의 고도화와 함께 교육, 문화, 행정, 시민참여, 스마트 워터, 공중 보건 등 다양한 영역으로 스마트 도시 서비스가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7일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과 국토·인프라·교통분야의 '20대 유망기술'(20-Wonder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여기에는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최첨단 기술이 총망라됐는데, △인공지능을 국토·교통 전 분야에 접목하고 △이동수단을 전동화하거나 자율운행을 촉진하는 기술 △비대면 경제를 대비한 기술 △그린에너지 기술 등으로 구성됐다.
인공지능을 접목한 기술로는 각종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처리하는 '스마트시티 기술'과 혼잡을 사전에 예측해 교통신호를 전환하는 등 '미래형 교통관리시스템', '지능형 주택' 등이 선정됐다. 이른바 메카(Mobility·Electrification·Connectivity·Autonomous)로 불리는 자율운행 이동수단 기술로는 '완전 자율협력주행', '초연결 초고속철도시스템'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 등이 선정됐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부상한 비대면(Untact) 기술로는 'AI활용 건설 엔지니어링'과 '스마트 건설 로봇' 등이, 그린 에너지 기술로는 수소도시와 환경플랜트 등이 뽑혔다.
국토부는 이번에 선정된 기술에 즉시 연구개발 사업 기획에 착수하고 관련 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계획이다.
산업부와 환경부는 친환경 분야와 관련해 에너지 전환 정책을 구체화하고, 중소기업벤처부는 그린 분야 벤처·스타트업 육성과 지원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14일 산업부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주력 산업이 변화해 나가야 할 방향의 예가 '그린 뉴딜' 이라고 말했다.
성 장관은 "주력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라는 차원의 내용을 그린뉴딜 사업으로 함께 고려할 수 있다"면서 "기존 산업의 트랜스포메이션(전환) 방향이나 새로운 산업이 시작될 때(의 방향에서) 그린뉴딜적 요소를 포함하는 프로젝트를 함께 가지고 간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그린뉴딜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계적 노력에서 시작된 것이며 온실가스 배출의 가장 큰 부문을 차지하는 게 산업 부문이자 발전 부문"이라며 이 분야에서 이산화탄소(CO2)를 줄이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대책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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