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한, 더딘 경제 회복에 시름 깊어져… 후유증 장기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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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5-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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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리 못 구한 이들 수두룩... 하루 평균 장사 매출 달랑 5만원

  • 당국 지원책도 효과 크지 않아... 농민은 대출도 어려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한 소비 침체 여전… 시민들 코로나19 공포 커

“당국 고위 관계자들이나 유명 왕훙(網紅·인터넷 스타)들이 ‘우한 경제 살리기’의 일환으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오렌지 판매를 돕고 있지만, 여전히 창고에는 재고가 쌓여 가고 있습니다.”

중국 우한에서 오렌지 농사를 하고 있는 황칭화씨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황씨에 따르면 지난해 한달 평균 오렌지 판매량은 5만kg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판매량이 현저히 줄었고, 최근 판매량 개선을 위해 시작한 ‘라이브 방송’에도 한달 판매량은 1000㎏에 불과했다.

당국의 노력과 코로나19 사태 완화에도 여전히 얼어붙은 우한 소비 위축을 실감케 하는 사연이다. SCMP에 따르면 우한은 여전히 코로나19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우한의 농민공(이주 노동자) 강웨이씨는 코로나19 여파로 두 달간 소득이 없었다가 최근 봉쇄령 해제 후 불법 건축물 단속 관련 일자리를 얻게 돼 희망을 찾았다. 그런데 이 일 역시 일주일간의 단기 업무일 뿐이었다. 강씨는 “당국 산하에 소속된 업무라 연말까지는 걱정없이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고 토로했다.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장페이후씨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봉쇄 해제령이 내려진 지 한달이 훌쩍 지났지만 하루 매출이 고작 300위안에 불과하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식당과 쇼핑몰을 멀리하고 있다”며 “우한 시민들은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크다”고 설명했다.

우한은 지난 1월 23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시 전역이 봉쇄됐었다. 온 도시의 경제 활동이 멈췄고 다른 지역과의 교류도 불가능했다. 이 봉쇄령은 76일 후인 지난달 8일 해제됐고, 경제 회복 기대감이 커졌지만 아직 회복이 더딘 모습이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주택가에서 15일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핵산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집단감염 우려도 다시 커져… 관광·쇼핑·소매업 이외에도 타격 커

최근 집단감염 우려로 일부 지역이 다시 봉쇄된 점도 우한의 경제 회복 재개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지난 11일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우한시 둥시후구 창칭거리 산민구역을 11일부터 14일간 봉쇄한다고 밝혔다. 이 구역에서 9일 1명, 10일 5명 등 모두 6명의 확진 환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신규 확진자 수가 예전처럼 많진 않았지만 봉쇄령이 다시 내려지는 등 조치가 취해지자 주민들의 우려가 커졌다고 SCMP는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한 코로나 19 후유증이 단순히 관광·쇼핑·소매업에만 국한된 게 아니란 점이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의 한 인기 왕훙 지취안은 최근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로나19의 타격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배우는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일 외에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고, 유치원 선생님은 4월부턴 월급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농민들의 시름도 깊다. 당국이 기업들을 위해 내놓는 대출금리 인하, 대출 지원 등의 정책이 사실 농민들에겐 쓸모 없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황씨는 “우리는 재난을 이겨낼 능력이 부족하다”며 “대출을 받고 싶어도 담보로 내놓을 게 없다”고 우려했다.

SCMP는 코로나로 인한 우한의 경제 타격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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