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바이어 주문이 급감해 힘겨워하는 광주·전남지역 수출 중소기업 경영인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미·중 무역 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지난해부터 많은 수출기업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아왔다. 이에 더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충격이 수출 전선에 먹구름을 몰고 오면서 수출기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IMF는 지난 4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1월 전망 대비 6.3% 포인트 낮춘 -3.0%로 전망했다. 전 세계 교역량은 13.9% 포인트나 낮춘 -11.0%로 예측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6%로 예상하고, 각국의 봉쇄조치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하면서 교역량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국가의 경제 회복세가 느릴 것이며, 내년 말 또는 그 이후까지도 지난해 수준으로 복귀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만큼 수출은 위기 상황이다. 실제 현장의 많은 수출기업이 해외 주문 급감으로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는 반면, 인건비 부담은 줄일 수 없어 힘들어하고 있다. 전남 완도에서 전복을 수출하는 중소기업들은 꾸준히 거래하던 일본 구매자로부터 몇 개월째 주문을 받지 못했다. 해외 대형마트로 납품하는 우량 바이어에 지난해에만 600만 달러를 수출한 기업도 수출이 60% 정도 급감했다고 한다.
막상 수출하고 난 다음도 문제다. 바이어가 수출대금을 지불하지 못할 위험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는 기간도 길어지면서 적지 않은 해외기업이 공급망 교란, 수요 감소 등으로 매출이나 이익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불가능해지면서 재무 상태가 부실해지거나 심지어 경영악화로 도산 위험에 처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기업이 어렵게 바이어와 수출계약을 맺고 물건을 선적하더라도 대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하거나 아예 받지 못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여기에 무역보험이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바이어의 신용 상태를 파악해 위험한 거래는 중단하는 등 대금 미결제 위험을 사전에 줄이고, 물품을 선적할 때는 무역보험에 가입해 파산이나 대금결제 지연에 따른 손실액을 보험금으로 회수하는 것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수출 중소기업은 지난 4월부터 신용조사 수수료를 5회까지 면제하고 보험·보증료도 50% 할인해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여러 지자체도 수출 중소기업을 위해 공사와 단체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수출 기업이 연간 최대 5만 달러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거래처가 많고 수출 규모가 큰 경우에는 중소중견 플러스(Plus+)보험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연간 100만 달러까지 보상이 가능하고, 여러 지자체가 마련한 수출지원제도를 활용해 보험료 부담도 낮출 수 있어 기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모두가 불안해했지만 우리나라는 사스(SARS), 메르스(MERS) 등을 거치며 쌓은 경험과 의료진의 헌신을 통해 온 국민이 합심해 이겨내고 있다. 이를 통해 K-방역의 우수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정도다. 이번 수출 위기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겐 외환위기, 금융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수출기업, 정부 및 지자체, 수출지원기관 등 모두가 머리를 맞댄다면 전례 없는 이번 위기도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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