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직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를 인용해 지난 14일까지 코로나19 영향으로 해고되거나 해고가 예정된 근로자가 7428명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보도했다. 4월 7일 아베 정부가 첫 비상사태를 선언하기 전만 해도 1677명에 불과했지만 한 달여 사이 4.4배로 증가한 것이다.
계약직 근로자들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냉각으로 계약이 갱신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서 앞으로 실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관광·외식·숙박업 계약 근로자들의 불안은 더 크다. 도쿄 소재 호텔 프런트데스크에서 3개월 계약직으로 일하던 한 여성은 지난달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계약 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3일 뒤부터 나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코로나19로 도산한 기업들 가운데에는 호텔과 여관 등 숙박 서비스업체가 가장 많았다. 지난주 데이코쿠데이터뱅크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도산한 일본 기업은 총 142곳으로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 숙박업체가 53곳을 차지했다. 그 외 술집과 레스토랑, 의류 등 소매업체가 41곳, 도매업체가 20곳, 제조업체가 14곳 등으로 나타났다.
다이와연구소의 다무라 무네히사 연구원은 "리먼브러더스 위기 때 벌어진 상황과 비교할 때 코로나19로 인한 비제조업 타격은 훨씬 심각하다. 당시엔 제조업에서의 실업 충격을 비제조업이 일부 흡수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다이와연구소는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이 6월 안에 진정될 경우 올해 실직자가 100만명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2.4%였던 실업률이 올해에는 3.8%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엔 300만개 이상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실업률은 6.7%까지 치솟을 것으로 봤다.
아베 정부는 기업들이 실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급여 보조금 등 지원 대책을 내놓았지만 복잡하고 느린 절차로 인해 의도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지원금 신청을 위해 약 10종의 서류가 필요한 데다 기업이 직원에 수당을 지급한 뒤 나중에 보전받는 방식이라 기업들 사이에서는 "거의 이용 불가한 수준"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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