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로 읽는 중국]미래 먹거리 확보 열 올리는 中...'전기차 충전소'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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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05-2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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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3대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 '국가전력망', '터라이뎬', '싱싱충전'

  • 국가전력망, 올 대규모 투자 예고...터라이뎬 넘고 1위 등극 예상

  • 중국, 신 인프라 사업에 전기차 충전소 포함...고속 성장 전망

#베이징에 사는 직장인 장(張)씨는 지난해 말 전기차를 사려고 하다가 마음을 접고 일반 승용차를 샀다. 장씨는 "사는 곳이나 직장 근처에 전기차 충전소를 찾기가 어려워 승용차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장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조금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국가전력망이 올해 27억 위안(약 4676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충전소 7만8000곳을 추가 설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10배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최근 중국의 전기차 충전소 관련 업종이 당국의 '신(新) 인프라' 부양책에 따른 투자 확대 기조에 신흥 유망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충전소는 관련 공급망 업종과 연동돼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싱예증권은 '중국 전기차 충전소의 수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전기차 충전소의 운영 현황과 미래 전망을 소개했다.
 

중국 기업별 2019년 2020년 전기차 충전소 보유량. [자료=싱예증권 경제·금융연구원 등 종합]
 

◆국가전력망, 대규모 투자...中 전기차 충전소 시장 판도 대격변 예고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그간 고속성장을 해왔다. 이에 중국 자동차업계는 이미 전기차는 물론,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분야에서 빠른 행보를 보이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대표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를 꼽으라면 국가전력망, 터라이뎬(特來電), 싱싱충전(星星充電)을 꼽을 수 있다. 이들 기업은 중국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20년 3월 기준 터라이뎬이 설치한 충전소는 15만3453개로, 중국에서 가장 많다. 싱싱충전(13만433개), 국가전력망(8만7864개)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국가전력망이 올해 전기차 충전소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면서다. 국가전력망은 올해 27억 위안을 투자해 7만8000개 전기차 충전소를 신설할 계획이다. 한 충전소에 3만2000위안씩 투자하는 셈이다.

동시에 플랫폼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국가전력망이 전했다. 현재 전기차 충전소 간 네트워크가 연결되지 않아 차주가 충전하고 전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국가전력망은 올해 자체 플랫폼을 만들어 원터치 충전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3월 기준 중국 성(省)별 공공 전기차 충전소 보유량. [자료: 중국충전연맹, 싱예증권 경제·금융연구원 등 종합]
 

◆대중교통수단→전기차 교체 지지부진,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 등 문제 '여전'

중국은 갈수록 극심해지는 자동차 매연과 공해로 몸살을 앓자,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대중교통과 택시를 전기차로 교체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하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현재 저장(浙江)성 닝보(寧波)만 버스를 전기차로 교체하는 사업을 완료했다. 중국 전국에 아직 2만3000여대 버스가 전기차 교체를 기다리고 있고, 택시의 경우 더 늦어지고 있다.

싱예증권은 대중교통 수단을 전기차로 교체하기 위해서 전기차 충전소 5만개 이상을 먼저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충전 인프라 보급 수준이 전기차 보유량에 못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비싼 돈을 들여 교체한 전기차가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충전연맹(中國充電聯盟)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중국 전역에 설치된 공공 전기차 충전소는 52만여개에 달한다. 민영 충전소는 약 70만개를 조금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당국은 2020년까지 전기차 보급(500만대) 대비 유사한 비율(480만개의 충전기)의 충전 인프라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이에 지역 간 전기차 충전소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장쑤(江蘇)성, 광둥(廣東)성, 상하이(上海)시, 베이징(北京)시가 중국에서 공공 전기차 충전소 보급량이 가장 많은 성·시이자 신에너지차의 주력 판매 지역인데, 여기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지나치게 밀집돼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들 성·시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는 중국 전국의 50% 이상을, 전기차 충전소 보유량 T톱10 성·시 가운데에서도 75%를 차지한다. 구체적으로 장쑤성 6만6000개, 광둥성 6만5000개, 상하이시 6만3000개, 베이징시 5만9000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싱예증권은 전기차 충전소 보급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력 판매 지역에만 설치하는 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보급을 점차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2020년 3월까지 중국 24개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 규모. [자료=중국충전연맹, 싱예증권 경제·금융연구원 등 종합]
 

◆"中당국 고강도 부양책에 힘입어 고속성장 예상"

그럼에도 업계는 중국 내 전기차 충전소 시장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향후 몇 년간 전기차 충전소가 빠른 속도로 보급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21일부터 열린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 지도부가 발표한 고강도 경기 부양책에는 전기차 관련 정책도 포함됐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내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신 인프라 건설 투자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특히 5G 통신망, 전기차 충전소, 신에너지차 등의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충전연맹(中國充電聯盟)은 올해에만 민영 전기차 충전소가 37만개 늘어나면서 100만개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공 전기차 충전소도 15만6000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터라이뎬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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