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 中 다다는 미국행, 왕이는 탈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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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6-0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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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배달 서비스 업체 다다, 나스닥 상장 계획

  • 왕이·징둥 이달 내 홍콩 증시 2차 상장 예정

미·중 갈등 악화가 자본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을 신청한 중국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업체 다다그룹(达达集团·이하 다다)은 원래 목표로 했던 자금조달 액수를 낮췄고,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넷이즈(網易·왕이)와 징둥(京東)은 홍콩 증시 2차 상장을 추진한다.

◇美 나스닥 상장 추진 中 다다, 자금 조달 목표액, 5억→3억 달러 변동

중국 36커에 따르면 다다는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기업공개(IPO) 서류를 통해 공모가 15~17달러로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1650만주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금 조달 목표액은 3억300만 달러(약 3700억원)로, 이 중 35%는 연구개발(R&D)에, 40%는 마케팅 비용에 쓰겠다고 다다 측은 설명했다.

이로써 다다 기업가치는 35억~40억 달러로 예상됐다. 다다는 2014년 상하이에 설립돼 2016년 징둥과 합병됐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24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배달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다만 주목할 점은 줄어든 다다의 자금조달액 목표치다. 사실 다다는 지난달 중순만 해도 목표를 5억 달러로 잡았었다. 불과 2~3주 만에 목표액을 절반 가까이 줄인 것은 미·중 갈등 악화 여파 탓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최근 중국 기업을 겨냥한 자본 시장 규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앞서 지난달 20일 미국 공화당 상원은 ‘외국기업책임법안’을 가결시켰는데, 이는 사실상 중국 기업의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금지시키는 법안이다.

◇美 규제 강화 우려에 왕이·징둥 홍콩 2차 상장 추진 

미국 증권거래소의 이 같은 관리감독 강화로 최근 나스닥에 상장된 다수 중국 기업들이 홍콩행을 준비 중이다.

중국 IT기업인 왕이(넷이즈)가 대표적이다. 넷이즈는 중국에서 포털과 온라인 게임 등을 유통하는 IT기업이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으며, 현재 시가총액은 약 470억 달러다.

넷이즈는 지난 1일 홍콩 증시 상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모가는 주당 최대 126홍콩달러이며, 1억7148만주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콩 상장으로 예상되는 자금 조달 규모는 20억~30억 달러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도 홍콩 증시 2차 상장을 준비 중이다. 앞서 중화권 언론들은 징둥은 이달 18일, 넷이즈는 이달 중 홍콩 증시 상장을 완료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두 인터넷 공룡의 홍콩 증시 2차 상장설이 구체화되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커졌다. 이미 지난해 알리바바가 성공적인 홍콩 상륙을 선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1월 26일 홍콩거래소에 상장해 11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상장을 통해 재정능력을 대폭 확충했고, 현금 비축 규모도 경쟁사인 텐센트의 두 배로 늘렸다.

알리바바에 이어 두 기업의 2차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홍콩 회귀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징둥, 넷이즈에 이어 바이두, 시트립 등 다른 중국계 기업도 연내 2차 상장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중국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 플랫폼 다다 [사진=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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