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풀린 유동자금이 금리 인하로 은행 예금이나 적금 등에서 빠져나가 갈 곳을 잃어 주식시장으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도 최근 규제가 심해지며 향방이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금리 인하로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이 대규모 평가 이익이 나면서 실적이 개선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보험주가 일제히 강세 마감했다.
먼저 삼성화재는 전거래일에 비해 8.85% 오른 채 장을 마쳤다. DB손해보험도 6.35% 상승 마감했다. 삼성생명은 3.66%, 현대해상 역시 3.28% 상승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이전에 떨어진 보험사 주가가 반등하는 '가격 회복'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창궐한 3월께 보험사 주가는 일제히 폭락했다. DB손해보험(-64%), 삼성생명(-46%), 현대해상(-41%), 삼성화재(-34%) 등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경기가 나빠지며 한국은행은 두 차례 금리를 내렸다. 지난달 28일 한은은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그러면서 보험사 실적 우려도 커졌다. 하지만 금리가 크게 떨어지며 오히려 채권 수익률 기대감이 커지면서 보험사가 수혜를 보게 됐다.
황 연구위원은 "보험사들이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 이후 대규모 채권평가이익이 났을 가능성이 높아, 실적에 반영되리란 기대감이 커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9년 1분기 보험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이자율 하락으로 채권의 처분·평가이익이 늘면서 앞서 보험사 투자영업이익이 6조2564억원이나 증가했다.
보통, 금리를 인하하면 채권 금리가 내려가면서 채권 자산 가치가 오르게 된다.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비례 관계다.
금리가 0%대를 나타내자, 은행에 예금이나 적금에 돈을 넣었다간 쥐꼬리 이자밖에 얻지 못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차라리 주식에 돈을 넣는 게 낫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시장도 정부 규제로 낙관적이기가 어렵다.
보험연구원 한 관계자는 "다른 산업도 경기가 전반적으로 안 좋다보니 풀린 자금이 금융주 쪽으로 가는 것 같다"며 "금리가 너무 낮아 보험산업이 좋을 수 없어 그렇게 말고는 해석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 산업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보험주가 코로나 이전 대비 수익률이 커졌는지 코로나 이전 정도로만 올랐는 지 그걸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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