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제재, 美 IT 산업 피해 막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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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0-06-0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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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를 제재하면 자국의 IT 산업이 피해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최근 '수출 통제: 미국의 다른 국가에 대한 안보 위협'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으로의 수출 길을 차단하면 값비싼 경제 비용을 지불하고 무역, 외교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채드 브라운 선임연구원은 "미 행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는 미국 기업과 중국 바이어 간의 단절이란 비용을 초래했다“며 ”화웨이가 다른 OS를 선택하면 구글 안드로이드가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ZTE가 미국 기술 구매를 중단할 수 있다고 시장에 알려지면서 퀄컴의 주가가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압박이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에게 기술과 부품을 납품하던 미국 회사들 에게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제재로 공급망을 위협받은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은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기술과 부품을 공급받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만약 화웨이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미국 기술의 사용을 중지할 경우 화웨이에 운영체제를 공급하던 구글이나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주요 시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등 기술 거래에 대한 제재는 중국 정부를 자극해 자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가 지원을 늘리고, 주요 첨단산업에 대한 자국 내 조달을 골자로 한 공급 다변화를 앞당기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일방적인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많은 동맹국은 국가안보와는 무관한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수출 통제로 세계 시장에서 가격이 요동치고 있으며 이러한 피해는 동맹국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꼬집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역시 미국의 무역 제재가 미국 반도체 리더십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BCG는 지난 4월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의뢰로 '중국과의 무역 제한이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 리더십을 어떻게 종식시키는가'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며, 양국 간 긴장 고조로 미국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돼 시장 지배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BCG는 미국이 수출 제한 기업 명단을 유지한다면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향후 3~5년 내 8%포인트의 시장점유율 하락과 16%의 매출 감소를 겪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사실상 중국이 기술 독립에 성공하면 향후 3~5년 내 미국 기업들의 시장점유율(18%포인트), 매출(37%) 낙폭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매출 감소는 필연적으로 미국 반도체 산업의 연구개발과 자본 지출 축소로 이어져, 최대 4만명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 제조 2025' 전략이 실행되면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지금의 14%에서 25%~40% 수준까지 높아져 미국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5%포인트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45~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는 국내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 업계는 지난해 화웨이가 국내 기업들로부터 사들인 부품 구매액이 약 13조원 규모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의 구매가 전체의 약 9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올해 초 이코노믹스가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전 세계 8개 주요 시장에서의 5G 네트워크 장비 공급 제한에 따른 잠재적 비용을 연구한 보고서를 발간하며, 5세대(5G) 네트워크 시장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면 5G 투자 비용이 최대 29% 증가하고, 국민총생산(GDP)이 최대 630억 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화웨이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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