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부지매입 의사를 강하게 주장하고 나선 탓에 최근 부지 예비입찰에 실패하는 등 매각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자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권익위에 서울시 행정절차의 부당함을 알리고 시정 권고를 구하기 위해 고충 민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고충 민원 신청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서울시에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결정하기 위한 일련의 행정절차 진행을 중단하고 부지 매각 업무를 방해하는 일체의 유·무형적 행위를 중단하라는 시정 권고 또는 의견 표명 결정을 해달라고 권익위에 요청했다.
또 대한항공은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려면 '필요성'과 '공공성'을 충족해야 하지만 현재 송현동 부지 인근에 수많은 공원이 있고 장기 미집행 중인 공원이 많다는 점, 서울시의 문화공원 조성은 대한항공의 기존 활용 방안과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필요성과 공공성 모두 인정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아울러 서울시의 매수 여력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산정한 보상금액 4670억원과 지급 시기(2022년)는 적절한 매각 가격과 매각 금액 조기 확보라는 대한항공의 입장을 고려할 때 충분치 못하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시가 재원 확보 등을 이유로 언제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라고도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당초 계획대로 송현동 부지에 대한 2차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서울시의 입장 등을 고려할 때 매각 성사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하늘길이 닫히며 심각한 경영 위기 상황에 처해 있으며, 이와 같은 위기를 타개하고 정부 지원을 구하고자 특단의 자구 대책을 마련해왔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다만 송현동 부지 매각 진행과는 별도로 서울시와는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성실히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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