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10년 전 라식 받았는데 백내장 수술 가능할까요?…강규동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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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서 기자
입력 2020-06-1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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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규동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사진=인천성모병원]


#. 10년 전 라식수술을 받고 안경을 쓰지 않고 지내던 이준희(55세, 여) 씨는 최근 눈에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고 시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안경을 다시 맞추려고 했지만 교정이 되지 않아 동네 안과를 찾았고 검사결과 백내장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라식(LASIK), 라섹(LASEK)으로 대표되는 굴절교정수술이 국내에 도입된 지 30여 년이 지나면서 초기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50세를 넘기며 백내장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이 늘고 있다.

현재의 굴절 수술이 등장한 것은 지난 1990년대의 일이다. 당시 굴절수술은 심한 근시로 인한 저시력으로 불편함을 겪던 사람들에게 서광으로 여겨졌다. 15~20분의 간단한 수술로 지긋지긋한 안경과 렌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환호했다.

수술 후 일부에서 각막 혼탁으로 인한 빛 번짐, 건성안, 감염 등 부작용 문제가 나타나기는 했지만 다른 안과 수술에 비해 안전하고 합병증 빈도도 낮았다. 현재는 진단 및 수술 장비의 눈부신 발전으로 보다 진화한 굴절수술이 더욱 정확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시행되고 있다.

강규동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라식으로 대표되는 굴절교정수술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최근 수술 후 백내장 수술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며 “굴절교정수술 후 백내장 수술은 물론 가능하지만, 수술 후에는 각막 모양이 변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백내장 수술과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백내장은 눈 안의 투명한 수정체가 혼탁해져 물체의 상이 수정체를 통과하지 못하고 망막에 정확하게 초점을 맺지 못해 시력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증상은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거나 멀리 있는 사물이 불분명하게 보이는 증상이 서서히 진행된다. 빛이 퍼져 보이기도 하고, 한 눈으로 보았을 때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는 한눈 복시, 노안이 있던 사람이 갑자기 돋보기 없이 가까운 것을 볼 수 있게 되는 것도 백내장으로 나타나는 특이한 증상이다.

백내장은 보통 나이가 들어 생기는 노인성 백내장이 대부분이지만 선천적으로 또는 외상을 당한 후 생기기도 한다. 또 포도막염, 녹내장 등 안내질환이나 당뇨병 같은 전신질환, 스테로이드제 약물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백내장의 치료는 크게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으로 나뉜다. 초기 백내장일 경우 안약과 내복약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이는 병의 진행을 늦춰줄 뿐 병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더 진행하면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한다. 수술은 혼탁한 수정체를 초음파로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공수정체는 원거리 또는 근거리를 교정하는 ‘단초점인공수정체’와 원거리와 근거리를 함께 교정하는 ‘다초점인공수정체’가 있다. 어떠한 인공수정체가 적합할 것인지는 환자의 여러 요인을 감안해 의사와 충분히 상의 후 결정한다.

백내장은 산동(동공이 확대된 상태) 후 세극등 검사로 확인 및 진단이 가능하다. 세극등 검사는 일종의 현미경 검사로 눈을 최대 40배까지 확대해 자세히 볼 수 있다. 수술을 위해 각막내피세포검사, 시신경 및 황반부 검사, 굴절력 검사, 레이저 안구 측정검사 등이 추가된다. 굴절교정수술을 받은 환자는 이외에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인공수정체 도수의 선택은 각막 앞쪽 곡률과 안구 길이 등을 측정해 공식에 대입해 계산한다. 하지만 굴절교정수술 후에는 각막 앞쪽의 절삭으로 각막 앞쪽 및 뒷면의 곡률이 변화돼 기존에 사용하던 인공수정체 도수 계산 방법에 오류가 생긴다. 또 기존 공식으로는 수술 후 인공수정체의 위치를 예측하는 데 오류가 발생해 이 역시 정확한 도수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잘못된 계산으로 선택된 인공수정체로 수술받게 되면 잘못 맞춰진 안경을 낀 것과 같은 심한 불편감이 발생한다. 따라서 수술 전 정확한 검사 및 결과 분석과 함께 안과의의 노하우가 중요하다.

이전에는 굴절교정수술 이전 굴절률을 환자가 알아 오거나 콘택트렌즈를 끼워보고 예측해 계산하는 방법 등이 주로 사용됐고, 때로는 심각한 오차가 발생해 인공수정체를 교환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막지형도 장비와 생체 계측장비의 발달로 최신 공식이 개발되면서 수술 후 정확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강규동 교수는 “최근에는 라식이나 라섹 수술을 받았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백내장 수술을 시행할 경우 인공수정체의 정확한 도수 선택을 위해 최신의 계측 장비를 이용해 데이터를 얻은 뒤 이들 값을 미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에서 권고하는 최신의 공식에 대입하는 등 수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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