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2G→5G 넘어가기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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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0-06-1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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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T 2G 서비스 종료에 '01X 번호' 이용자들 성토

  • 갈아타기 수순…'알뜰폰' 등 대안 찾는 이용자들

011과 017 등으로 시작하는 SK텔레콤의 2G 서비스가 다음달 6일부터 단계적으로 종료된다. 사진은 2G 서비스에 주로 사용됐던 폴더형 휴대폰. [사진=연합뉴스]


#. 직장인 A씨(61)는 지난해까지 LG유플러스에서 2G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올해 초 SK텔레콤의 LTE 스마트폰으로 넘어왔다. 기존 017 번호를 바꾸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통화나 문자 기능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A씨에게 고가의 스마트폰은 의미가 없었다. 게다가 조금만 더 기다리면 3G 이상으로 갈아타는 대신 통신사에서 보상해줄 거란 소문이 돌면서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생각에 버텼다. 하지만 정작 LG유플러스는 조용했다. 특별히 할인 혜택이 큰 것 같지도 않았다. 결국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통신사 이동과 함께 LTE 폰으로 바꿨다. 문제는 2G 요금제가 워낙 저렴했던 터라 지금 쓰는 요금제는 너무 비싸게 느껴진다. 어느 정도 사용감에 적응했지만, 데이터 활용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SK텔레콤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KT에 이어 두 번째로 2G 서비스를 종료한다. 정부 승인에 따라 당장 다음 달 6일부터 '도→광역시→수도권→서울' 순으로 관련 장비를 철거한다. SK텔레콤은 내년 6월까지인 2G 주파수(800㎒)의 사용 종료 기간을 1년 앞두고,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조기 폐지를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2G 서비스 잔존 가입자 38만4000여명의 번호 이동 및 3G 이상 단말로 갈아타기는 시간문제가 됐다. 그러나 74%에 해당하는 01X 번호 이용자 28만4000여명은 선뜻 움직일 수가 없다. 식별번호인 01X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2G 서비스 종료와 결이 조금 다르다. 3G 이상 단말을 이용할 테니 01X 번호는 그대로 쓰게 해달란 요구가 빗발친다.

010통합반대운동본부는 이번 정부 발표에 "유감"이라는 뜻을 밝히며 "01X 번호 이용자들의 요구사항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기에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의 결정'이라는 정부의 말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민사소송과 함께 추가적인 헌법소원을 계속해서 진행하겠다"며 "감사원에 과기정통부와 담당 실장에 대한 국민감사청구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태도는 강경하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KT 때도 거부 반응이 있었기에 소송도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LG유플러스도 이달 중 2G 주파수 재할당 공고가 나가면, 연말까지는 2G 서비스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통합반대본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는 며칠 새 가입자가 급증했다. 아쉬운 마음에, 혹은 어떤 보상을 받는 게 제일 좋은지 묻거나 LG유플러스 2G 단말을 사야 하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SK텔레콤 이탈 움직임도 적잖아 보인다.

한 가입자는 "LG유플러스가 지금 상황에 2G 고객을 받아줄 리 만무하고, 남은 1년이 최대라는 걸 안다"며 "분명한 건 SK텔레콤을 더는 이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3G 이상 단말에 01X 번호가 가능하다는 전제가 아니면 모를까, 결국 종료된다면 알뜰폰을 대안으로 생각한다는 가입자도 있었다.

SK텔레콤은 정부의 '010 번호통합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고, 2G 서비스 또한 더는 유지하기 힘들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01X 번호와 2G 서비스를 두고 통신사와 이용자 간 간극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2G 서비스가 제반 절차에 따라 마무리될 수 있도록 고객 안내 및 서비스 전환 지원 등 이용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G 서비스 종료 시점부터 향후 2년간 운영되는 '서비스 전환 지원 프로그램'과 내년 6월까지만 운영되는 '01X 번호 유지·표시 서비스'를 안내·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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