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현지 부동산 경매 업체 센츄리21의 조사 결과 홍콩에서 압류된 부동산은 이달에만 9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6건보다 크게 늘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홍콩 부동산 시장에서 집을 살 때 집값의 약 80~90%를 대출받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집값이 10~20%만 떨어져도 담보 가치 하락을 우려한 은행이 대출금 상환을 재촉하기도 한다. 대출자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주택은 압류 절차를 밟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부동산 압류 증가세가 매우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2018년 6월 19개에 비해서도 무려 5배나 늘어난 수치기 때문이다.
어두운 전망의 이유는 홍콩의 경제 상황이다. 최근 홍콩의 경제 하락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홍콩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전년 동기 대비 8.9%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경기침체가 극심하다. 지난달 실업률도 5.9%로 전월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 수는 23만400명으로, 전월보다 2만7900명 늘었다. 이는 2005년 상반기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실업률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5.5%보다 더 높은 수치다.
홍콩의 실업률은 지난해 9월 2.9%로 저점을 찍은 후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달 실업률이 6%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헨리 최 이사는 "홍콩보안법이 제정되면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실업률이 더 치솟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경매업체 AA프라퍼티의 임원 피터 아우도 압류 부동산의 증가를 점쳤다. 그는 "지난해 시위 사태에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유동성 문제, 비관적인 경제 전망, 이민 등으로 주택을 경매에 넘기는 소유주들이 올해 들어 10∼15%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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