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C드럼 제조업체 원강산업은 2005년 설립돼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을 운영했지만, 중국산 저가 제품과의 경쟁에서 밀려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OPC드럼은 레이저프린터, PPC(복사기) 등 사무용 자동화기기에서 토너와 함께 핵심 역할을 하는 주요 부품이지만, 원가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2013년 사업을 접었다.
이강원 원강산업 대표는 사업 실패 경험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았다. 다년간 OPC드럼을 제조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자사진 감광용 알루미늄 드럼 제조방법’을 2018년 특허 등록하고, 제품화를 통해 지난해 다시 사업을 시작했다.
원강산업은 원통 형태의 OPC드럼 원재료가 추후 공정에서 필름, 폴리머 등과 균일하게 부착될 수 있도록 얇은 알루미늄 막을 코팅하는 공정을 거친다. 이때 막의 두께는 0.1μm(마이크로미터) 정도로 얇은데, 이것이 다른 업체가 따라오지 못하는 핵심 기술력 중 하나다.
과거 사업 당시와 달라진 점은 원가 절감 노력을 병행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원가 경쟁력은 여전히 압도적이므로 자체 연구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지 않으면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도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이 대표도 알게 됐다.
이때 도움받은 제도가 기술보증기금의 ‘재도전 재기지원보증’이다. 회사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자금 1억8000만원을 신규보증을 통해 지원받고, 기존에 발생했던 채무에 대한 이자도 전액 감면됐다. 여기에 과거 사업 실패로 떠안고 있던 연체 정보도 삭제돼 신용까지 회복시켰다.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뒤로는 1억원의 코로나특례보증까지 지원 받았다.
자금 걱정이 사라지자 제조 과정에서 센서를 활용하고, 자동화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원가절감에 주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 10억2900만원을 기록했고, 주거래처인 한프, 케이알오피씨, 나라오피씨 등을 통해 중국으로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강원 대표는 “기보에서 자금을 지원해주다 보니 자금에 대한 신경을 안 쓸 수 있었다”며 “매일 눈 뜨고 어디서 돈을 구해야 하는지 고민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하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 지원 덕분에 코로나19 위기도 넘기고,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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