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흑인 사망 시위로 인한 사회 불안, 최측근이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충격적 폭로 등으로 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트럼프, 코로나19 중국 책임론 다시 거론..."중국과 완전한 결별도 가능"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중국발 코로나19 확산이 경제적 동기로 인해 고의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할 정보는 없으며 개인적인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은 당국의 무능이나 실수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인정하면서도 "어쨌든 그것은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라며 여운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위터로도 중국과의 완전한 결별이 선택지에 있다며 중국을 거듭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다양한 조건 하에서 중국과의 완전한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정책 선택지의 하나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강도 높은 발언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전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관련 발언을 부인한 것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하루 전 의회에 출석해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잘 이행되고 있다면서, 미·중 경제의 탈동조화는 지금 시점에선 합리적이지 않다"고 발언한 바 있다.
◆트럼프, 미국 경제 빠른 회복 낙관...충격 폭로한 볼턴은 맹비난
이날 WSJ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의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2차 유행이 오더라도 중국처럼 전수조사식 대규모 진단검사를 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 연방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에 부정적 입장을 내놓았다. 마스크를 만진 손으로 얼굴을 다시 만지면 감염 위험을 더 높인다는 주장이다. 또 일부 미국인은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려고 마스크를 쓰는 것일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난에 관해서는 "우리는 11월 3일(대선) 전에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GDP(국내총생산)도 엄청나게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는 다시 정상으로 향할 것"이라면서 빠른 경제 정상화를 낙관했다.
WSJ은 이 역시 미국이 경제 회복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많은 이코노미스트의 의견과 다른 것이라고 비교했다. 코로나19가 일부 지역에서 재확산하고 있는 상황은 경제 정상화에 암초가 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의 상당 시간을 볼턴 전 보좌관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발간을 앞둔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 아래 백악관 혼란상을 대거 폭로해 파장을 던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볼턴에 대해 좋아하는 유일한 것은 모두가 '그는 미쳤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라면서 "그와 함께 걸어 들어가면 훌륭한 협상 위치에 오를 수 있다. 볼턴이 거기 있으면 상대방이 '저들은 전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경찰의 흑인 남성 살해 사건으로 불붙은 인종 갈등과 관련해 미 경제·사법체계에 남아있는 구조적 인종차별이 개선될 것으로 낙관하고, 텍사스에서 마지막 흑인 노예가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준틴스데이'(Juneteenth Day)를 자신이 널리 알린 것이라며 자화자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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