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에서 오렌지라이프생명·미래에셋생명·메트라이프생명 등 사업가형 보험설계사 지점장 총 3명이 보험사를 상대로 퇴직금 지급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앞서 생명보험사 사업가형 설계사 지점장들은 회사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본인들이 근무했던 각 보험사를 상대로 퇴직금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각 보험사는 퇴직금 지급 요구를 거절했고 해당 사안은 소송까지 진행했다. 현재 설계사들이 패소해 항소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제41민사부는 “회사 지휘 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회사가 퇴직금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보험사들은 이들의 항소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먼저 사업가형 설계사 지점장은 상당한 인센티브가 지급되며 대부분의 세금도 면제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 공채로 입사해 지점장이 된 사람들보다 더 좋은 혜택을 누려왔다는 주장이다.
A 보험사 한 관계자는 “(사업가형 설계사 지점장들은) 고소득 성과를 내면 월 소득이 최대 몇천만원대로 높아지지만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소득의 3.3%만 사업소득세로 내왔다”며 “정규직이었다면 소득의 절반을 근로소득세로 내야 했지만, 이들은 이런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법적인 논리로도 회사가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B 보험사 관계자는 “이분들은 4대 보험료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가 퇴직금을 지급하면 그 자체로 법 위반”이라며 “이들이 개인사업자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때는 회사가 연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계약이 체결돼 있다. 보험사는 이들에게 관리자로서 권한을 위임한 것이므로 계약 초반부터 퇴직금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다른 회사로 이직하려 할 때는 자사회사 계약을 말소시켜 달라고 압박하더니 이제 와서 퇴직금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보험사는 아직 소송 진행 중인 건이기 때문에 일단 결과를 기다려 보자는 입장이다.
C 보험사 관계자는 “사업가형 보험설계사 지점장과 일반 공채로 입사한 설계사 지점장의 업무가 유사해 보험사가 재판에서 둘 차이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며 “일단 재판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안정한 고용으로 계약이 연장되지 않는 것에 관해 사업가형 설계사의 불만은 십분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같은 신분으로 계약상 퇴직금 미지급 사유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분들은 더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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