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사태'에 전 고위직들 오르락…권력형 비리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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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20-06-2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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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문단에 이헌재 전 부총리·채동욱 전 검찰총장

  • 최다 4407억 판매 NH투증 "금감원 검사결과 주목"

자료사진. [사진=아주경제DB]

[데일리동방] 환매중단에 이른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사태와 관련, 전직 고위 관료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어 이번 사태가 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지 주목된다. 단순히 펀드 성격을 속여 투자자를 모집한 사기를 넘어 고위직들의 입김이 작용한 권력형 비리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서다.

대체투자 전문운용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전반에 대한 금융감독원 검사가 24일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고문과 각종 컨설팅을 담당하는 자문단 명단에 전직 고위직들이 상당수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이헌재 전 부총리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거론되는데 이들은 지난해 말까지 옵티머스자산운용 자문단에 포함됐다. 지난해 기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자문단 현황에 따르면 이 전 부총리는 경영지원과 펀드컨설팅을, 채 전 총장은 법률자문과 펀드컨설팅을 각각 담당한 것으로 표기돼 있다.

이외에 양호 전 나라은행장은 펀드기획지원과 해외투자컨설팅을 자문단에서 맡았다. 옵티머스자산운용측은 현재까지 이들 전직 고위직들의 활동 내역을 포함해 이번 사태에 관련해 별도의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채 전 총장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은 옵티머스자산운용과 계약을 맺고 자문 활동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는 자문계약이 합의해지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전직 고위직들의 이름만 빌려 투자자 모집에 활용한 것인지, 혹은 실제 자문단으로 활동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인지했으면서도 묵인한 것인지 등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라임사태에 이어 옵티머스사태까지 연이어 사모펀드 관련 이슈들이 터지고 있는데, 이번 건은 전직 고위직들이 언급돼 주목하고 있다"며 "관례적으로 이름만 빌려 쓴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에 대한 해명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주 서울 삼성동 소재 옵티머스 사무실을 대상으로 현장 실사를 벌였고 이르면 다음주 중 검사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옵티머스운용의 환매가 중단됐거나 만기가 남은 펀드는 NH투자증권 판매분이 4407억원으로, 나머지 판매사인 한국투자·케이프투자·대신·한화투자증권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금액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된 옵티머스 펀드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54개가 순차적으로 설정돼 편입 자산의 95% 이상을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삼는다고 알린 전문사모펀드다.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주된 편입 대상으로 한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고 수익률도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비상장사가 발행한 사모사채 등이 발각된 것으로 당초 알려진 공공기관 매출채권과는 무관한 사채가 주요 자산으로 편입돼 온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운용 임직원 등을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 22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고, 같은날 자산 회수를 위해 옵티머스크리에이터 펀드가 자산으로 편입한 채권을 발행한 회사들의 자산에 대해서도 가압류도 함께 신청했다.

이는 특히 옵티머스크리에이터 펀드가 대부업체를 비롯 건설사 등 비상장사들이 발행한 사채를 주요 자산으로 담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매가 잇따라 중단될 공산이 커진 후속펀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여진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검찰 고발과 함께 금감원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결과가 나와야 자산 동결시키고 조속히 자산 가치를 추정해서 회수 가능성 여부와 회수가 가능하다면 그 규모는 얼마인지 등을 파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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