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링크PE의 재무이사 이모씨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가 처음부터 투자처를 정 교수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20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씨는 '조국펀드'라고 불렸던 블루펀드 자금이 익성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웰스씨앤티에서 증발한 10억... 목적지는 '익성'
변호인은 "블루펀드와 코링크에서 총 23억 8천만원이 웰스씨앤티에 투자됐고, 그 중에 13억만 IFM에 투자됐는데 나머지 10억은 어디로 갔나"라고 물었다.
당시 코링크PE와 블루펀드는 동시에 가로등점멸기 업체인 웰스씨앤티에 총 23억8천을 투자한다. "코링크가 먼저 웰스씨앤티에 투자를 할 경우 GP(무한책임투자자)인 블루펀드가 투자를 못하기 때문에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동시에 투자했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이 중 13억은 IFM으로 재투자 됐다가 웰스씨앤티로 돌아왔다. IFM은 2차 전지 업체로 해당 원천 기술을 가진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의 자회사이다. 이후 웰스씨앤티는 13억 중 10억을 코링크에 변제했다. 이 과정에서 정 교수의 자금이 들어간 블루펀드에 반환된 돈은 없다. 블루펀드에 들어가야할 돈이 익성으로 들어갔다는 것이 이씨가 검찰 조사 당시 들은 설명이다.
이씨는 "당시 웰스씨앤티 재무제표가 공개돼 10억원이 어디서 나가서 사라졌고, 이 10억이 횡령 문제가 될 것이다"고 코링크PE의 이상훈 대표에게 말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점에 사업주체는 WFM으로 바뀌고, 코링크PE와 익성이 WFM으로 모인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권성수 부장판사는 "블루펀드가 웰스에 투자하기 직전에는 실사를 통해서 부적격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블루펀드의 금액만도 13억 8천만원인데 같은 날 코링크도 10억이 들어갔다"며 재차 의문을 제기했다. 김선희 부장판사도 같은 내용에 대해 지적했다.
이씨는 “조범동이 그렇게 하자고 했다. 익성 쪽에서 10억에 대한 자금 활용이 필요해서 (웰스씨앤티를) 이용했다고 이해했다”라며 “(웰스씨앤티를 익성으로) 돈이 흘러가는 파이프 정도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급한 검찰은 "조범동이 그 건으로 횡령으로 잡혀있다, 10억이 익성으로 간 건 별도의 범행"이라고 말했다.
블라인드 투자처... 애초 재무상태 '엉망'
검찰은 블루펀드 투자금이 들어간 가로등점멸기 업체 웰스씨앤티의 관급공사 수주 실적이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취임한 2017년 급등한 점을 근거로, 정 교수가 블루펀드 투자처를 미리 알고 막대한 수익을 취득하려는 과정에서 출자 관련 거짓 변경보고를 했다고 보고 있다.
이씨는 정 교수가 투자처를 미리 알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조범동씨가 투자처를 알리지 못하는 이유가 있었다는 것.
변호인 : 펀드를 운용하는 쪽에서 펀드 자금을 투자선정기업을 선정할 때 자신과 친분있고 사외 유출을 편하게 할 수 있는 회사로 옮기는 걸 보거나 경험한 적 있습니까?
이씨 : 코링크PE를 떠나서 (업계에선) 그런 일은 많이 발생합니다.
변호인 : 그럼 그 당시에 증인이 웰스씨앤티 실사를 하고 조범동이 웰스씨앤티 투자를 주장할 때, 조범동과 웰스씨앤티 사이에 뭔가 있는 게 아닌가 의심 안 했습니까?
이씨 : 했습니다.
애초 조범동씨도 투자 보고서를 통해 문제가 있는 회사임을 인지했지만 투자가 진행됐고 추후에 블라인드 펀드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는 것.
이어 변호인이 "이상훈 대표와 웰스씨앤티를 실사한 결과 사업 목표나 계획 등이 미흡하고 재무 상태도 현격한 차이가 나 부정적이었느냐"고 묻자 이씨는 "저는 확실히 반대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증인이 생각하기에 (웰스씨앤티가) 아주 안 좋은 회사라 피고인에게 알려지기를 원치 않아 블라인드 펀드라는 것이냐'는 재판부의 질문에도 이씨는 "네"라고 답했다.
이씨는 지난해 8월에서야 정 교수가 언론보도로 웰스씨앤티의 존재를 알았으며, "언제 웰스씨앤티같은 회사에 투자했느냐"는 말을 자신에게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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