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곳곳에서 '빨대효과'가 감지되고 있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규제로 묶이면서 차라리 서울의 '똘똘한 한 채'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 4단지 전용 84㎡가 17억원에 실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현재 RR(로열층·로열동) 물량을 중심으로 17억~18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도 연이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잠실 대장주 아파트 중 하나인 '리센츠'의 전용 84㎡는 지난 22일 23억원에 거래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발효된 현재도 호가는 23억원 수준이다.
인근 잠실 '트리지움' 전용 84㎡가 지난 18일 20억원을 뚫으며 손바뀜이 이뤄진 데 이어 '잠실엘스' 59㎡도 18억원에 거래되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강남 대치동에선 '동부센트레빌' 121㎡가 직전 최고가보다 1억원 비싼 35억원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고, 인근 '래미안대치하이스턴' 110㎡도 25억5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일반적으로 고강도 대책이 나온 직후 주택시장은 대책의 영향을 살피거나 집값 하방압력을 우려해 관망세가 형성된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저금리 유동성에 의한 팽창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똑같은 규제라면 서울이 낫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며 김포와 파주 등 경기 일부 접경지역을 뺀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 19~25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0.12% 상승했다.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가 각각 0.15%, 0.12% 올랐다.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개발 사업 등 대형 개발 호재가 있는 송파구(0.24%)와 강동구(0.23%),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원구(0.28%)와 구로·도봉·관악구(0.22%) 등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보유세 과세 기준일(6월 1일) 이전에는 급매를 내놓은 매도자가 많았지만, 현재는 기존에 출시된 매물이 대부분 소진된 뒤 다시 높은 수준이 형성된 상황"이라며 "급매물 후 가격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어서 대책에 대한 효과는 7월은 돼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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