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KDB생명보험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JC파트너스를 선정했다. 이날 산업은행은 “JC파트너스가 KDB생명 매각 본입찰에 홀로 나서 단독 실사를 진행 중에 있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전 재무사항, 적격성, 여력 등을 검토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KDB생명 지분은 KDB칸서스밸류Ltd.와 KDB칸서스밸류PEF가 각각 65.80%, 26.93%를 보유 중이다. JC파트너스는 KDB생명 지분을 모두 인수하기 위해 약 2000억원의 인수금액을 제시했고 KDB생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가로 약 30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KDB생명은 2010년 금호그룹이 부실화하면서 산은이 관리를 시작했다. 당시 산은은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6500억원 규모의 PEF를 만들어 KDB생명을 인수했고 현재까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총 8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산은은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총 세 차례에 걸쳐 KDB생명 매각을 추진했으나 인수기업을 찾지 못해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 지난해 9월 말 4번째 매각 공고를 냈고, 올해 2월 JC파트너스가 단독으로 예비 입찰에 참여해 매수 실사 작업을 진행했으며 지난달 22일 마감한 최종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산은은 JC파트너스와 협의해 투자자 모집, 주식매매계약(SPA) 협상 등 후속 절차를 신속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재보험사 전환 이슈 “재점화”
JC파트너스가 KDB생명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KDB생명의 재보험사 전환 이슈도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JC파트너스가 이번 M&A 완료 후 KDB생명을 재보험사로 전환할 계획으로 알려져 향후 관련업계의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재보험사란 한 보험사가 인수한 계약의 일부를 다른 보험회사에 인수시키는 것으로 일종의 보험을 위한 보험을 말한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 재보험사가 더 필요하다는 견해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클 것이란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먼저 양사 규모를 보면 KDB생명은 코리안리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낮지만, 자산과 RBC비율은 우위에 서 있다. 국내 유일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경우 지난해 기준 총자산은 11조7331억원, 당기순이익은 1887억원, RBC비율은 218.8%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KDB생명 총자산은 19조2984억원, RBC비율은 232.66%, 당기순이익은 345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외형적인 규모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재보험업 진출 규제가 낮아진 점도 KDB생명의 재보험사 전환을 한층 수월하게 해줄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재보험업을 손해보험업으로부터 별도의 업으로 분리하고, 재보험업에 대한 허가요건, 영업행위규제 등 여러측면에서 규제완화를 검토 중에 있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공동 재보험을 만들어 부채를 매각하는 방안이 실질적으로 실행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산은 관계자는 “비밀유지사항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며 “사실 관계가 나오기 전에 시장에서 너무 앞서 관측하는 것 같다. 회사 인수 후 전반계획 등은 확정이 안 된 상태”라고 일축했다. KDB생명 관계자도 “우린 매각대상자로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김세중 보험연구원 부실장은 “재보험사는 보험사의 모든 리스크를 짊어져야 해 쉬운 일이 아니며 리스크가 매우 크다”며 “RBC(보험금지급여력) 비율도 높아야 하고 자본력도 상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큰 사고가 하나 발생하면 재보험사는 파산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재보험사 자본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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