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오는 7~9일로 알려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 목적이 ‘한·미워킹그룹’ 에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2기 외교·안보라인이 ‘대북통(通)’으로 구성된 것을 우려, 한·미워킹그룹 역할을 강조하고 이를 압박하려는 데 초점이 맞춰질 거란 의미로 해석된다.
정 수석부의장은 6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비건 부장관의 방한과 관련해 “(북·미 정상이) 대선 전에 만날 수 있다. 그런 이야기들이 나돌면서 북쪽에 무슨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어서 오지 않겠는가 하는 예상들을 했는데 그건 상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건 부장관의 방한 목적이 “(한·미) 워킹그룹을 흔들지 말라는 이야기를 확실하게(하려고 오는 것)”라고 분석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최근 국내에서 한·미워킹그룹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앞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했던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에) 한번 다녀왔는데, 갑작스럽게. 그때 가서 스티븐 비건을 만나고 왔다”며 “그때 아마 워킹그룹에 대해 미국의 입장은 불변하다, 흔들지 말라, 해체 같은 건 없다 등 그런 통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도훈 본부장이 다녀온 뒤에도 국내 여당 내에서도 자꾸 (한·미워킹그룹 반대) 이야기가 나오고 또 우리 같은 사람도 워킹그룹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계속하니까 흔들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들고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쪽에서는 이게 판문점에서 가서 작년(지난해 12월)인가처럼 최선희(북한 외무성 제1부상)를 기다리는 것 아니냐 하는 상당히 ‘꿈’ 같은 그림을 그렸지만, 최선희가 그걸 7월 4일 담화를 통해서 아주 야멸차게 잘라 버렸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하노이 회담에서 이미 당할 만큼 당했기 때문에 이제는 미국이 셈법을 확실하게 바꿨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우리는 안 나간다. 최선희 담화에도 그 이야기 나왔다”고 덧붙였다.
정 수석부의장은 청와대의 이번 외교·안보라인 교체가 북한에 새로운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북한이 남북 대화의 문을 아직 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달 김여정 제1부부장이 상당히 고약한 담화를 내놓은 뒤에 개성공단 내 공동연락사무소 폭파까지 이어지지 않았냐. 그리고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비준만 떨어지면 4대 군사 행위를 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지난달 24일 갑자기 아침에, 전날 저녁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의를 열어서 4대 군사행동 자체는 군사위원회 안건으로 올리지 말라고 보류를 시켰다고 하는 것이 발표가 났다”고 전했다.
이어 “그날 저녁에 김영철 당 부위원장이 또 나서서 앞으로 남쪽이 어떻게 나오는가를 자기는 지켜보고 자기들의 행동 방향을 정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열려 있다는 이야기”라고 해석했다.
한편 정 수석부의장은 새롭게 구성된 외교·안보라인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문제로 ‘8월 한·미 군사연합훈련’을 꼽았다.
그는 “기본적으로 지금 8월에 예정된, 습관적으로 미국이 하고 싶어 하는 한·미연합훈련부터 중단시키는 조치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결정해야 한다”며 “그대로 놔두면 국방부 장관은 그대로 그냥 미국 국방부 장관을 만나 훈련하는 거로 정해서 보고할 것이다. 그것부터 지금 눌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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