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와 SK브로드밴드는 15일 5G 인프라 조기 구축을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최대 25조7000억원(잠정)을 투자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 28㎓ 대역 5G 망 상용화를 위한 시범 사업도 추진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인 '디지털 뉴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세액공제와 기지국 등록면허세 감면을 반대급부로 제시했으나, 다소 아쉽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구현모 KT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5G 기반 '데이터 고속도로'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최 장관은 이 자리에서 "디지털 뉴딜의 핵심은 '데이터 댐'과 '데이터 고속도로'고, 이 중심에 5G가 있다"며 5G 인프라 조기 구축과 선도적 활용을 촉구했다. 5G가 자율차, 헬스케어 등 전 산업에 융합돼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전반의 혁신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란 기대에서다.
5G는 데이터 댐에 모인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인공지능(AI)을 통한 환경·의료·치안·에너지 절감 등 다양한 서비스 창출로 연계되도록 돕는다. 데이터가 마음껏 달릴 수 있는 데이터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참석자들은 간담회를 통해 5G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인프라 조기 구축과 선도적 활용 등에 대해 논의했다.
통신4사는 5G 기반으로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향후 3년간 무선·유선 통신인프라 등에 총 24조5000억~25조7000억원을 투자하는 데 합의했다. 매년 약 8조원씩 투자가 이뤄지는 것.
이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네이버에 밀린 이통3사의 시가총액과 감소하는 영업이익 등을 감안할 때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앞서 LTE 인프라 구축 때는 연간 약 6조~7조원이 투입됐다.
또한, 빠르면 2022년 상반기까지 85개시 행정동과 주요 읍면 중심부, 다중이용시설, 공공인프라 등에 5G 전국망도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는 단기간 내 체감 품질이 향상되도록 서울·6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다중이용시설 2000여개 △수도권 2·9호선 등과 비수도권 지하철 △고속도로 주요 32개 구간 등에 중점 구축한다.
내년에는 전국 85개시 주요 행정동을 중심으로 △다중이용시설 4000여개(누적) △지하철 및 KTX·SRT 전체 철도역사 △약 20개 고속도로 등에 구축을 완료한다.
28㎓ 대역 5G 망 구축과 관련해선 올 하반기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단독모드(SA)로의 전환을 마무리한다. 아울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미디어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K-콘텐츠 투자 생태계를 갖추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정부는 통신4사의 투자 확대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세액공제, 기지국 등록면허세 감면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세부적인 세율 등은 기획재정부가 세법 개정안을 마련할 때 반영할 예정이다.
다만, 주파수 재할당 대가 할인이나 규제 해소 등의 알짜 혜택은 빠졌다. 정부는 세액공제가 '중요한 당근'이 될 수 있다고 봤지만, 최근 기존 투자세액공제제도를 존치한 채 추가로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의 부활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얼마나 효과가 클지는 미지수다.
최 장관은 "5G 단독모드(SA), 28㎓에 투자를 확대해 완벽한 초고속, 초저지연 등 성능이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며 "격동의 시기에 민·관이 협력해 5G가 새로운 돌파구와 접근법을 제시하는 인프라가 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