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제 시대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은 <사기(史記)>에서 지도자가 절대로 해선 안 되는 정치로 '백성(국민)과 다투는 것'을 꼽았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백성의 마음을 따라서 다스리는 '민의 정치'다. 둘째는 이익으로 국민을 유도하는 것이다. 셋째는 도덕으로 설교하는 일종의 '계도 정치'다.
그 다음은 형벌을 통해 국민에게 겁주는 '공포 정치'다. 겁박 정치와 국론 분열은 패도 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손자병법의 내용을 빗대 표현하면, '하지하(下之下)'의 정치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꼭 그랬다.
정책 검증은 간데없고 사상 검증만 난무했다. 반세기 전의 대학 편입 의혹이 청문회장을 뒤덮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30억 달러 규모의 대북 지원을 둘러싼 '이면합의' 의혹 등,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도 이어졌다.
기본으로 돌아가라. 소통하라. 갈등을 조정하라. 그것이 싸우지 않고 이기는 '상지상(上之上)'의 정치다. <최신형 정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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