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수인(31)이 최근 불거진 골프장 갑질 논란 보도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억울한 입장을 밝혔다.
박수인은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컨벤션센터에서 '골프장 갑질 논란'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수인은 최근 불거진 골프장 캐디에 대한 갑질 논란과 관련, 해명의 시간을 갖고자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박수인은 갑질 논란이 불거지게 된 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전했다. 그는 "지난 23일 오전 한 매체에서 보도한 기사를 본 후 저는 직접 제 이름을 밝히고 여러 언론사에 인터뷰를 했다"면서도 "하지만 해명에도 제게는 '갑질 논란 박수인'이라는 수식어가 달렸고 최초 기사 내용으로만 판단돼 하루종일 비난과 댓글로 인터넷 상에 도배가 됐다"고 밝혔다.
박수인은 자신의 억울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까지 마련했다고 전했다. 그는 "여전히 혼자 대응하기엔 벅차 억울함을 직접 밝히기 위해 사비를 털어 이 자리를 준비했다"며 당시 골프장에 간 이유에 대해 "저는 지난 6월19일 지인들 단체 골프 모임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수입도 없고 힘든 것을 알고 지인들이 좋은 사람을 소개해 준다고 했고, 마침 자리가 남았다고 게스트로 초대해준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박수인은 사진을 찍느라 플레이가 지연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사진을 여러 장 찍어서 지연됐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는 라운드 시작 전 한번 찍은 것과 끝날 무렵에 노을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은 게 전부인데, 다같이 있던 중에 캐디는 '느려터졌네 느려터졌어'라고 반복했고 일행들은 우리 팀 때문에 늦는 줄 알고 쫓기듯이 플레이를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일행과 제가 30분 넘게 대기하면서 우리 때문이 아니라 앞에서부터 밀렸다고 했더니 캐디는 '내가 잘못 봤네'라고 했다"며 "앞팀이 밀려 30분 넘게 대기했고, 캐디는 골프를 칠 때마다 사사건건 잔소리와 짜증스러운 말투로 구박했다"고 주장했다.
박수인은 캐디의 언행 때문에 기분이 상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캐디가 '왜 이렇게 느려요, 빨리빨리 좀 쳐요, 공을 보고 방향을 맞춰야죠'라고 간섭하고 손가락질 하면서 '누가 그런 신발을 신어요'라고도 했다"며 "점수 계산 관련해서도 잔소리를 하고 스코어를 나쁘게 기재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수인은 "그래서 저는 눈도 마주치기 싫어 아무 대화도 한 적이 없었다"라며 "이동할 때 빼고 카트를 한번도 타지 않았고 매번 쫓기듯 빨리 치면서 맨 앞으로 걸어가야 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캐디가 자신에게 인격적 모멸감도 줬다고 주장했다. 박수인은 "저는 골프를 시작한지 10년 됐고, 자주 치지도 잘 치지도 못하지만 기본 룰을 잘 알고 있는데 아무 것도 모르는 초보 취급하며 처음부터 저를 무시하고 막 대했다"며 "우리 팀 때문에 지연된 게 아닌데 '그래요 내가 다 잘못했네요 내가'라고 소리도 쳤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인이 '캐디 언니가 너무 무서워서 수인이가 못치네'라고 한 적도 있었는데, 이렇게 저를 무시하고 인격적 모멸감 주는 캐디 앞에서 아무 말 못한 이유는 지인들에게 혹여나 실례될까 염려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박수인은 이후 골프장에 컴플레인을 걸었다고 했다. 그는 "저는 아무런 대응 없이 빨리 끝나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며 "라운드가 끝나고 불친절한 캐디로부터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골프장 측에 말하려고 했으나 단체모임은 저녁식사까지 이어져서 이동해야 했고, 시간이 없어 말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집에 돌아와서 지인 분들 앞에서 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인격적 모멸감 느끼게 한 기억들 때문에 잠 한숨도 이루지 못했다"며 "다음날 어제 있었던 사실 그대로 골프장에 말했지만, 전화를 여기저기 돌리고 연결해준다면서 끊고 같은 말을 반복하며 수십번 전화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자신이 '환불'을 요구한 이유도 밝혔다. 박수인은 "오직 원하는 건 불친절한 캐디에게 사과 한번 받는 거였는데 이렇게 무시를 당한 고객을 위해 어떻게 해줄 수 있냐 했더니 '방법이 없다'는 말과 전화를 끊었다"며 "인격적 모멸감과 억울함을 느낀 저는 마지막으로 골프장 측에 사과 받을 수 없다면 제가 어떻게 그냥 이렇게 무시를 당하고 넘어가느냐고 물었더니 더이상 방법이 없다 해서 마지막으로 환불이라도 해달라고 했는데 골프장 측에서 방법이 없다며 끊었다"고 말했다.
이에 자신은 골프장 및 캐디에 대한 리뷰를 적을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박수인은 "이런 대우를 받았다는 것에 대해 소비자로서 불쾌함을 느꼈고, 고객 게시판 을 찾았으나 찾을 수 없어 유명 포털 사이트의 리뷰란을 찾게 됐다"며 "감정이 격해진 나머지 제가 리뷰에 쓰면서 과격한 표현과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는 공인으로서 경솔했으며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단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수인은 계속해서 갑질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캐디 분께서 말씀하신 매홀마다 사진을 찍고 늑장 플레이를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며 캐디 분에게 소리를 지르고 갑질한 사실도 없다"며 "거짓된 얘기로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쓴 매체에게 오보 기사를 정정해달라고 했지만 받아주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억울한 입장을 많은 매체 통해 알렸음에도 골프장 측은 여러 언론사를 통해 캐디에게 갑질했다는 등 터무니없는 주장을 펼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수인은 자신이 배우라는 이유로 컴플레인도 못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갑질 수식어'에 지금까지 시달리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 감히 묻고 싶다"라며 "배우라는 이유만으로 한명의 공인으로서 컴플레인할 자격도 없는 건가, 고객으로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 인격적 모멸감 느낀 걸 용기내 말한 게 배우라는 이유만으로 갑질이 되고 마녀사냥의 대상이 돼야 하나"라고 되물었다.
박수인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저는 그렇게 유명한 배우가 아니다"라고 말한 뒤 울먹이기 시작했고, "저는 데뷔한지 오래됐지만 현재까지 소속사도 없이 혼자 오디션을 보러 다녔고 열정만으로 열심히 노력해온 배우 한 사람"이라며 "누가 갑이고 이 세상의 진실은 무엇인가, 저는 지금까지 배우라는 꿈을 꾸기 시작한 이래로 단 한번도 갑의 위치가 돼본 적이 없고 철저히 을로 살아왔다"라고 전했다. 또한 "제가 갑이라면 그런 갑질을 했다면 이렇게 일방적으로 당하고 살고 있을까, 오로지 좋은 배우가 되는 꿈 하나로 살아온 저는 이런 허위 기사로 인해 무참히 짓밟히는 상황이 억울하다"고 주장하며 눈물을 닦았다.
그는 "갑질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저는 갑질을 한 사실이 전혀 없고, 부당 대우를 받은 소비자이자 피해자"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골프장 측은 제가 배우라는 사실을 알고 갑질 사건으로 둔갑시켜 무차별적으로 비난하고 있다"며 "저는 갑질 배우 박수인이 아닌, 배우 박수인이라는 명예를 찾기 위해 사비를 털어서라도 해명하는 이 자리를 꼭 만들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박수인의 법률대리인인 법률사무소 윈윈 측이 골프장 갑질 논란을 보도한 언론사에게 정정보도를 요구하겠다고 했다. 윈윈의 하유준 변호사는 "이를 최초로 보도한 매체에 정정보도를, 그리고 골프장과 캐디 측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바"라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이는 박수인씨의 명예권과 인격권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또한 이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금전적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수인은 1989년생으로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방송연예과 출신의 배우다. 영화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까?' '귀접' '몽정기' 등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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