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실질금리 시대...자산가격 무차별 상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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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8-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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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여파에 금 같은 안전자산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까지 무차별 가격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미국의 물가연동채권(TIPS) 10년물 수익률(금리)은 지난주 -1%까지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미국 경제 피해가 장기화하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돈풀기로 앞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되면서다.

TIPS 10년물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앞으로 투자자들이 앞으로 10년 동안 사실상 손해 보는 투자를 한다는 의미라고 FT는 짚었다. 물가상승률이 명목금리보다 높기 때문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현상은 이미 일본, 유로존, 영국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그러나 국채라는 안전자산에서 플러스 금리의 마지막 보루로 통하던 미국도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그 파장이 금융시장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러셀인베스트먼트의 데이비드 비커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전 세계에서 인플레를 고려할 때 매력적으로 보이는 금리를 찾을 수가 없다"면서 "돈을 넣어두기에 다른 모든 것들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경제 위기 속에서도 주식, 채권, 금 할 것 없이 모든 자산이 동반 상승하는 배경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무차별적인 자산 가격 상승에는 각국 통화·재정 당국이 시장 붕괴를 용인하지 않으리라는 믿음도 깔려있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경제 충격에 대응해 천문학적인 돈풀기에 나섰고 경제가 확실한 제 궤도를 찾기까지 돈풀기를 거두지 않을 태세다.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 등으로 이미 막대한 유동성을 시장에 쏟아부은 연준은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안정적으로 상회할 때까지 현행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며 저금리 기조를 보다 확실히 신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실질금리 추락이 당장 물가 급등에 대한 공포가 임박했다는 신호는 아니라면서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자산의 무차별적 상승으로 금융불안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헤지펀드인 웨이스멀티스트래티지어드바이저스의 조디 비서 수석투자책임자(CIO)는 "마이너스 실질금리 세계에서 시장의 호황과 붕괴 주기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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