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신혼부부가 '청신호(청년, 신혼부부 맞춤주택)'로 출발해 1억을 모으면 '연리지홈(지분적립형 분양주택)'으로 주택을 구매하고, 은퇴 후에는 '누리재(연금형 주택정비사업)'를 통해 주택을 생활자금으로 받으며 노후를 보내는 것이 SH가 제시하는 생애맞춤형 주거지원의 이상적인 모습이다."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은 12일 SH공사가 공개한 생애주기별 주택브랜드 '청신호-연리지-누리재'기자 설명회에 참석해 "최근 부동산 시장 '패닉바잉'의 주체가 3040이라고 하는데 부동산은 특정 세대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20~60대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주택을 공급하는 게 공사의 목표고, 이번에 주력한 연리지홈은 3040 무주택자들이 내 집을 마련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리지홈은 일종의 '반의 반값 아파트'다. 처음에는 집값의 20~40%만 내고 소유하다가 나머지는 20~30년에 걸쳐 지분을 획득하는 구조다. 대출에 의존하지 않고, 각종 재산세 부담 없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분양을 위한 대출도 가능한데, 최초 매입 지분에 한해서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가 적용된다. 보유 시간에 따라 처분이익이 커지도록 설계해 단기투자수요와 로또분양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김 사장은 "작년 가을부터 약 1년간 주택구입 문턱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계속 고민하다 나온 게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모델"이라며 "선박회사들이 수십만t의 유조선을 구입할 때 초기에는 배값의 일부만 낸 뒤 장기간에 걸쳐 지분을 조금씩 늘려간다는 아이디어를 듣고 주택에 적용해보자는 마음에 설계했고, 알고보니 영국에도 이와 비슷한 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연리지가 기존 공공분양 주택과 차별화된 점은 소득 5~6분위인 중산층 이상을 겨냥했다는 점이다.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50%(3인이하 844만원)까지 소득기준을 완화했다. 그는 "소득 1∼4분위는 임대주택, 7분위 이상은 일반분양 주택으로 커버가 되는데 연리지홈은 그동안 소외됐던 5∼6분위를 대상으로 한다고 보면 된다"며 "임대, 공공주택은 소득수준이 낮고, 고령층만 들어온다는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소셜 에이징믹스 방안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SH공사는 저이용 유휴부지와 공공시설 복합화 사업 등 신규 주택공급 대상 지역을 선정해 오는 2028년까지 연리지홈 약 1만70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사업부지의 경우 관련 규정상 임대가구만 넣어야하는 콤팩트시티는 제외된다. 김 사장은 "어떤 부지에 얼마만큼 공급을 가져갈지, 추첨제 비율 등 세부사항은 국토부, 서울시 등과 협의해야 한다"면서 "이르면 9월께 발표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SH공사는 이날 은퇴 장년층의 안정적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연금형 소규모주택정비사업 모델 '누리재'와 2030 청년 창업가들을 위한 주택브랜드 '에이블랩(ablab)'도 공개했다.
누리재는 노후주택 소유자가 기존주택을 공공에 매각한 후 공공임대주택에 재정착하면서 매각대금에 이자를 더해 10~30년 동안 연금으로 수령할수 있는 모델이다. 주택소유자(2억7700만원)가 30년 연금형을 선택할 경우 매월 66만~77만원(보증금과 월임대료 선공제)을 수령할 수 있다. 에이블랩은 기존의 도전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도전숙 시즌2 버전으로,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주거와 사무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임대주택이다.
김 사장은 "서울시민이 20~30대에는 청신호에 거주하고, 에이블랩에서 마음껏 창업의 꿈을 펼친 뒤, 신혼부부와 3040세대는 연리지홈을 통해 부담없는 가격으로 내집마련의 꿈을 이루고 은퇴를 앞둔 50~60대에는 누리재를 통해 은퇴후 소득걱정 없이 안정된 노후생활을 누리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공공주택 모델을 발굴해 8·4부동산 대책을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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