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대응 수준을 3단계로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말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가 300명에 육박하며 가파르게 늘고 있다. 수도권 교회,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도 급증하고 있어 전국 유행이 임박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2주간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깜깜이 확진자’가 200명에 이르고 있어 앞으로도 확산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88명 늘어 누적 확진자가 1만6346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14일부터 계속 세 자릿수(103명→166명→279명→197명→246명→297명→288명)를 기록하면서 일주일간 확진자는 총 1576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확진자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방대본은 이날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676명으로, 이들이 관련된 장소는 13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들 장소에서 2차 감염이 발생했고, 총 6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2차 감염이 발생한 장소는 종교시설 3곳, 요양시설 4곳, 의료기관 2곳, 주로 콜센터인 직장 5곳 등으로 다양하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을 1차 기로로 판단하고, 2차 이상 전파 차단에 총력을 쏟고 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역사회로 전파시킬 수 있는 분들을 찾고 이들 확진자로 인한 지역사회 2차 이상 전파를 시급히 차단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대유행을 불러오는 요인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 가운데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는 37명에 달한다. 추가 감염되거나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전체의 70%에 달했다.
방역당국도 깜깜이 감염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다른 지역으로의 전파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수도권 이외 지역 주민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권 부본부장도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미분류·깜깜이 전파인데 현재 매일 미분류와 깜깜이 전파의 규모가 늘고 있다”면서 “최악의 상황, 즉 수도권에서는 대유행을 대비해야 하고,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도 유행 증가를 염두에 둬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거듭 촉구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을 통해 “거리두기 3단계를 시작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3단계 결단을 못 내리더라도 국민들이 그 이상의 거리두기를 실천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단계 역시 1.5단계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지금 방역 조치를 과감하고 강력하게 시행하지 않으면 9월에 예상했던 큰 유행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지자체는 정부 조치에 앞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는 오는 21일 0시부터 30일 자정까지 서울 전역에서 개최되는 10인 이상의 모든 집회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10인 이상의 집회 금지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한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100인 이상의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3단계로 격상시 10인 이상의 집회가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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