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이 단체로 ‘의사 국가시험’을 거부하기로 결의한데 이어 시험 거부에 동참하지 않은 의대생들을 '왕따'시키겠나는 등의 위협까지 벌어지고 있다.
의사 및 의대생들이 35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단체방에는 "(국시에)혼자 참여하셔서 피해 보지 마세요"라고 압박하는 글이 올라왔다.
일부 의대의 단체방에는 '전공의들이 이탈자(시험 거부에 참여 안 하는 인원)를 색출해서 조지려 한다'는 노골적인 위협도 올라와 잇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모두 합격처리 될 것 같다. (합격자들) 면허번호나 확인해두면 될듯하다"라며 시험에 응시하지 않아도 의사면허를 따는데 이상이 없다는 근거없는 주장도 제시됐다.
한 의대생 단톡방에는 의사국시 거부에 동참하지 않고 시험을 보겠다고 한 의대생들의 실명을 게제하면서 ' 전공의들이 안 좋게 본다'며 불이익을 암시하는 글이 올라왔고 곧바로 "본인들도 예상하고 선택한 결과"라고 비아냥대는 답글이 게제되기도 했다.
각 지역의 의대생들에 따르면 각 대학별로 '참여거부 명단'이라는 문건이 만들어져 온·오프라인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
특히 그 중에는 이번 의사 국가고시 대상자인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씨도 명단에 포함됐다.
심지어 한 언론사에서 이를 보도하면서 동양대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와 결부시키는 기사를 작성하기도 했다. 사실상 조씨에 대한 비난을 유도한 셈.
이 보도가 나오자 해당기사에는 원색적인 비난 댓글이 달리고 있다. 또한 SNS 등에도 조씨에게 "조민은 취소 안 했네… 웃기지도 않아"라거나 "혼자 보고 수석하겠네"라는 등의 비아냥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전국 의과대학 본과 4학년은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해 의사 국가고시를 거부하고 있다. 의대생들은 지난 7월 27∼31일 온라인으로 실기시험을 신청했는데 시험 거부는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접수 취소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국가시험을 거부하겠다고 결의한 의대생·의전원생은 전체의 90%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는 적극적인 참여자도 많지만 불이익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이름을 올린 경우도 적지 않아 보인다.
불이익을 주겠다건거나 왕따를 시키겠다고 압박을 가하면서 명단까지 공개하는 상황이라면 국가시험 실기시험 응시 거부 및 동맹휴학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익명 국내 의대생 온라인 페이스북 커뮤니티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에는 "집안 경제 사정도 있고 동기들보다 나이도 있어서 집단휴학에 참여할 수 없다"며 "남의 사정도 생각 안 하고 뜻을 같이하지 않는다고 무조건 비난하는 건 폭력적인 태도"라는 글도 올라왔다.
또한 의대생에게 불이익 등을 준다는 것을 넘어 환자에까지 영향을 미치도록 시스템을 마비 시켜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이달 9일 전공의 단체행동 안내라는 공지를 올리자 'do no harm'(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같은 X같은 것 좀 버려", "예비인력 남겨 국민도 모르는 허접한 시위를 할 것이냐"는 등 현행 파업 방식을 비판하는 댓글이 달렸다.
현재 의료계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 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육성 방안을 반대하며 대정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일 전공의 집단휴진, 14일 전국의사 총파업이 있었고, 의대생도 국시 거부 및 동맹휴학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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