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아주캐피탈 인수 숨고르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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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20-08-3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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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덩치키울 때 아니다"라는 당국 기조 반영

  • 실적하락 돌파구 'M&A'…코로나19에 연기

  • "우선매수권 유효, 내년 6월까지 시간 충분"

서울 중구 소재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우리금융 제공]

[데일리동방]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구상한 아주캐피탈 인수 시나리오가 올해 안에 실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금융권 내 체력 강화를 요구한 가운데, 우리금융 내부에서도 아주캐피탈 인수합병(M&A) 계획에 자체 제동을 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주캐피탈 인수 시기 등이) 지금으로선 확정된 게 없다. 내년 6월까지 우선청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간은 충분하다"며 "코로나19의 전개 추이와 금감원의 입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아주캐피탈 인수 지연 사실을 알렸다.

우리금융의 이 같은 행보 배경은 아주캐피탈 인수가 그룹의 위기 상황을 타개할 최우선의 현안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건의 조속한 추진보다는 금감원과 뜻을 맞춰 신중모드를 견지한다는 복안을 세우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 등의 논란의 중심에 선 우리금융이 금감원과 껄끄러운 관계를 감수하면서까지 아주캐피탈 인수합병(M&A)을 감행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윤석헌 금감원장 역시 임원회의 등의 자리에서 이 같은 스탠스를 유지할 것을 피력하고 있다. 금감원은 특히 당국의 허가를 요하는 금융사의 M&A의 대해 자본건전성 등을 더 면밀히 따져보겠다는 방침을 재차 내세웠다.

우리금융은 올해 들어 실적 하락폭이 예상을 뛰어넘자 실적을 개선할 돌파구가 절실했다. 이에 따라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비은행 부문을 키우기 위해 아주캐피탈 인수를 타개할 방침이었다.

우리금융의 전체 순이익 중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는 20% 수준에 그쳤다. 타 그룹이 30%대에 이른 것에 다소 뒤쳐진 수치로 그 결과는 상반기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고 하반기 전망도 쉽사리 밝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우리금융은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해 향후 2~3년 안에 비은행 부문 비중을 4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아주캐피탈이 지난해 1016억원 순익 등 매년 호실적을 낸 것도 우리금융이 눈독을 들인 이유 중 하나다.

더욱이 아주캐피탈의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우리금융은 시기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아주캐피탈이 사모펀드 운용사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에 주요 지분을 투자한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50% 보유한 웰투시 사모펀드(제3호 사모집합투자기구) 만기가 1년 연장돼 내년 6월까지 우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서다.

대형 M&A의 선행조건으로 충족해야 하는 금융그룹의 자본건전성에 대해서도 우리금융은 완벽하지 않다. 자본건정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인 내부등급법이 우리금융에는 부분 도입돼 전면 실행중인 타 그룹에 비해 온전하지 않다는 의미다.

내부등급법은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산정한 위험가중자산을 반영해 기존의 표준등급법 보다 자본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신한·KB·하나금융 등은 내부등급법을 운영중이다.

금감원은 관계자는 "실무진에서 우리금융측에 M&A를 하지 말라, 자제하라는 내용을 직접적으로 전달한 바는 없다"며 "아직까지 당국의 허가와 관련한 우리금융 요청이 들어오지 않았고 그들의 입장을 가정해 답변할 수 없는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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