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마이삭'···연이어 오는 태풍, 바다에는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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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0-09-0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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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저염분수 분해·적조 예방·공기 정화 등 순기능 있어

2일 제주가 북상하는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권에 접어든 가운데 이날 오전 서귀포시 정방폭포 앞바다에 강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늦여름 한반도에 태풍이 연달아 오는 중이다. 연이은 태풍이 8월 긴 장마로 피해를 입은 수해 지역에는 추가 피해에 대한 걱정거리지만, 바다에는 호재라는 분석이 나왔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일 중국 양쯔강에서 발생해 제주도 남쪽 해역으로 떠밀려온 저염분수가 제9호 태풍 ‘마이삭’에 의해 소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중국 최대 댐인 싼샤댐 완공 이후 저염분수 덩어리가 생겨 7월 17일 염분 29psu 이하의 양쯔강 저염분수 덩어리가 제주도 서남방 150㎞ 해역에서 탐지됐다. 단위 psu는 바닷물 1㎏당 녹아있는 염분의 총량이 몇 g인지를 의미한다.

저염분수는 수산생물의 삼투압 조절에 영향을 주고, 수산 생물의 스트레스를 유발해 폐사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태풍은 강한 바람으로 바닷물과 저염분수 덩어리를 섞어 놓는 역할을 한다. 앞서 마이삭보다 먼저 상륙한 제8호 태풍 ‘바비’가 이미 한 차례 이 저염분수 덩어리 세력 약화에 힘을 보탠 바 있다. 해수부는 마이삭이 우리나라 남해안과 대한해협으로 이동하면서 저염분수 덩어리는 아예 소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태풍은 남북 간의 기온 유지나 에너지 불균형 해소 역할을 맡는다. 바다에는 플랑크톤을 분해해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적조 현상 해결에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에는 장마 이후 물이 빠진 댐 수위를 높이거나 강풍으로 미세먼지나 오염 물질 등을 날려 보내 공기를 정화한다.

다만, 태풍의 순기능은 인간이 겪는 태풍 피해에 비해 현저히 적다. 국립기상연구소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의 경제적 가치는 수자원확보(7103억원), 대기질 개선(918억원), 적조발생 억제(31억원) 등 총 8052억원이다. 반면, 태풍 피해액은 연간 2조원에 달했다. 태풍의 혜택이 피해액의 약 8%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한편 현재 북상 중인 태풍 마이삭은 2일 오후 제주도를 시작으로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마이삭은 2일 새벽 3시 기준 중심기압 940hPa, 중심 최대풍속 169㎞/h(47m/s)의 매우 강한 태풍으로 서귀포 남쪽 약 43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6㎞로 북북동진 중이다.

예상 진로는 2일 저녁 제주도 동쪽 해상을 경유하고 3일 새벽 경남남해안을 지나 이날 아침 동해중부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3일까지 태풍으로 인한 예상 강수량은 강원영동, 경북동해안, 경남, 전라동부, 제주도, 울릉도, 독도 100~300㎜(많은 곳 강원영동, 경상동해안, 제주도산지 400㎜ 이상), 서울, 경기도, 강원영서, 충청도(충남남부 제외), 전남(동부 제외), 경북(동해안 제외) 100~200㎜, 충남남부, 전북(동부 제외), 서해5도 50~150㎜다.

기상청은 “3일까지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국에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매우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피해가 없도록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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