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3만7540대를 팔아 테슬라 '모델3(3만2637대)'를 제치고 전기차 1위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국내에 선보이는 모델은 작년 부분변경을 거친 3세대 조에다.
프리미엄 전기차를 표방하는 테슬라와 달리 조에는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무장했다. 정부의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도심형 전기차를 원하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조에를 지난 8월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직접 만나봤다.
◆실속형 전기차··· 넉넉한 운전석
조에는 주차 공간이 좁은 도심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주차할 수 있는 콤팩트한 크기다. 조에의 크기는 4090㎜로 경차 쉐보레의 스파크(3595㎜)보다는 다소 크다. 차 높이도 1560㎜로 스파크(1485㎜)보다는 높다.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축거)는 2590㎜로 스파크(2385㎜)보다는 훨씬 넉넉하다.
직접 타 보니 운전석은 상대적으로 넓고, 시야 확보가 잘됐다. 다만 2열은 162㎝인 여성이 직접 탔을 때 주먹 한개 정도의 무릎 공간밖에 확보되지 않았다. 좀 더 키가 크고 덩치가 있는 남성이 탔을 경우, 확실히 비좁을 거 같다.
TFT 클러스터(계기판)와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세로형 디스플레이도 눈에 띄었다. 동급 최대의 10.25인치형 TFT 클러스터는 시원한 느낌을 준다. 또 9.3인치형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T맵 내비게이션이 탑재돼 편리했다.
시동 버튼을 눌렀다. 에어컨 가동 소리만 들릴 정도로 내부는 고요했다. 본격 주행에 돌입해 가속페달을 밟으니, 부드럽게 치고 나간다. 조에에 탑재된 100㎾급 R245 구동 모터는 강력한 힘을 내 출발과 동시에 최대토크인 25㎏·m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50㎞/h까지 걸리는 시간은 3.6초이며, 제로백(100㎞/h)은 9.5초다. 주행 중에도 너무 조용하다 보니 바람소리가 오히려 더 크게 느껴질 정도다.
북악산에 진입하자 부드러운 주행감이 돋보였다. 과속 방지턱과 구불구불한 언덕길이 많았지만, 부드럽게 움직였다. 중간중간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가·감속을 반복했는데도 제어가 잘됐다. 회사 관계자는 "차체 하부에 배터리를 배치, 무게중심이 낮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중간 지점인 팔각정에서 DDP로 돌아오는 길에는 일반 주행(D) 모드가 아닌 'B-모드'로 전환해 회생제동 시스템을 체험해봤다. 회생제동은 감속하거나 정차를 하면 그 제동에너지로 전기에너지를 생성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다.
시승을 마치고 DDP에 도착하자 주행 가능 거리는 298㎞로 출발 당시(313㎞)보다 15㎞ 줄어 있었다. 무더위에 내내 에어컨을 켜고 20㎞ 가까이를 달렸는데, 회생제동 시스템을 이용한 덕분에 약 5㎞를 절약할 수 있었다.
조에는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309㎞다. 동급 전기차인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406㎞)이나 쉐보레 볼트EV(414㎞)에 비해서는 짧다. 다만 르노삼성은 "일주일 평균 주행거리(50㎞)를 고려하면 충전 없이 한 주를 충분히 도심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충전소의 50㎾급 DC 급속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30분 충전하면 약 150㎞를 달릴 수 있다.
무엇보다 가격이 강점이다. 조에는 젠(3995만원), 인텐스 에코(4245만원), 인텐스(4395만원) 3개 트림으로 출시되는데, 환경부의 국고보조금 736만원과 지방자치단체별 추가 보조금을 적용하면 서울시의 경우 최저 2809만원에, 제주도는 최저 2759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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