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산운용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중국 주식시장이 활황을 띠는 데다가 은행권 금리 인하로 은행 재테크 상품에서 펀드 상품으로 갈아타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최근 중국 금융시장 개방으로 외국계 자산운용사들도 중국 펀드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윈드사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28일까지 새로 출시된 신규 펀드만 973개로, 총 설정액만 2조 위안(약 350조원)이 넘었다. 이는 중국 펀드시장 사상 최대 규모다.
중국에서는 그동안 신규 펀드 설정액이 한해 1조 위안을 돌파한 경우도 드물다. 지난 2015, 2019년 딱 두 차례 뿐이다.
그런데 올해는 중국 펀드 시장에 투자 광풍이 불었다. 특히 지난 7~8월 두 달새 신규 펀드에 유입된 액수만 1조 위안이다. 펀드 투자자를 일컫는 ‘마이지다쥔(買基大軍)'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올해 신규 출시된 펀드 유형을 살펴보면 구체적으로 순수주식형, 주식혼합평 펀드가 각각 173개, 410개로 자금 유입액만 2637억, 1조162억 위안이었다. 전체 신규 펀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이중 설정액이 100억 위안이 넘는 '공룡펀드'도 23개에 달했다. 지난 7월 출시된 펑화펀드의 한 신규 펀드엔 하루에만 모두 1371억 위안 자금이 몰려 중국 펀드 사상 하루 최대 유입액 기록을 세웠다. 중국 국영중앙(CCTV) 재경은 “다쯔관(大資管·자산관리) 시대가 도래했다”고 묘사했다.
중국 펀드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건 올 들어 중국 주식시장이 활황을 띠고 있는 데다가 올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 재테크 상품에 몰렸던 돈이 펀드 상품으로 갈아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펀드 수익률도 높다. 윈드사 통계에 따르면 8월 28일까지 올해 새로 출시된 펀드를 제외한 주식형펀드(순수주식형, 주식혼합형, 인덱스형) 전체 펀드 평균 수익률은 32.63%였다.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 지수 상승폭은 11.97%였다. 특히 이중 2개 펀드 수익율은 갑절로 뛰었다.
중국 펀드시장 활황 속 외국계 자산운용사들도 중국 펀드 시장으로 속속 몰려오고 있다. 중국이 지난 4월부터 자국 자산운용 시장을 외국인에게 완전히 개방해 100% 외국인 지분을 가진 뮤추얼펀드 운용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달 21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로부터 중국 본토에서 최초로 100% 외국기업 소유 뮤추얼펀드 운용기업을 설립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 블랙록은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뮤추얼펀드 운용·판매, 개인자산 운용 등을 할 예정이다. 자본금은 3억 위안으로 등록됐다. 지난 2일 미국 금융회사 씨티은행도 증감회로부터 중국내 펀드 위탁운용 업무 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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