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량채 실종] 하이일드펀드 매집에 품귀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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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20-09-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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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모주 하이일드펀드가 비우량 채권인 BBB급 회사채를 매집하는 바람에 시중에서 품귀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기업공개(IPO) 열풍 영향이 크다. 공모시장으로 돈이 몰리면서 비우량채를 일정 비율 이상 담아야 하는 공모주 하이일드펀드가 비우량 채권 강세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신용등급 BBB0) 회사채는 이달 7일 민간평가사평가금리(민평금리) 대비 82.8bp 낮게 거래되는 강세를 기록했다. 역시 같은 날 키움캐피탈(BBB+) 채권도 민평금리보다 49.4bp 낮게 팔렸다.

이들 회사뿐이 아니다. 비슷한 시기 나온 현대로템(BBB+) 회사채는 민평금리 대비 195.8bp 낮게 거래됐고, 대항항공(BBB+)채권도 거래 이자율이 민평금리를 114bp 밑돌았다.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낮게 거래됐다는 것은 가격이 비싸게 매겨졌다는 의미다.

공모주 하이일드펀드는 비우량채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올랐다. 하이일드펀드는 전체 자산 가운데 45%를 신용등급 BBB+급 이하 비우량채로 채우는 대신 공모주 전체 물량 대비 10%를 우선적으로 받아 초과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하반기 IPO를 진행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가 연이어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덩달아 자금몰이를 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공모주 펀드 가운데 하나로 분류되는 국내 14개 하이일드펀드(혼합형)에는 이달 7일까지 3개월 만에 41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연초 2000억대에 불과했던 하이일드펀드 설정액은 현재 5000억원을 훌쩍 웃돈다.

다만, 내년 이후에는 상황이 뒤바뀔 수도 있다. BBB급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른 하이일드펀드에 공모주를 우선 배정해주는 혜택이 올해 말로 끝난다. 여기에 다수 금융사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릴 거라는 전망도 BBB급 수요 위축을 부르는 요인이다.

보험사는 내후년 IFRS17 도입과 관련한 단계적 규제 강화로 신종자본증권을 찍어야 할 유인이 커졌다. 증권사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에 대응하려면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금을 확충해야 한다.

비우량채 물량이 늘어날수록 옥석 가리기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BBB급 회사채는 앞으로 채권시장에서 동반 강세를 보이기보다는 종목별 기초체력과 금리 수준에 따라 차별화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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