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 찾는 씨티은행 임추위…美본사 메시지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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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20-09-0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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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티그룹 차원의 차기 행장 '지목' 영향력 절대적

  • 행장대행 유명순 수석부행장 '직행'카드도 미지수

  • 내부 "본사 적임자 물색중…점찍은 자가 곧 행장"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씨티은행 본점 전경. [사진=씨티은행 제공]

[데일리동방] 박진회 행장의 조기 사퇴로 은행장 자리가 공석인 한국씨티은행이 차기 행장 선임을 둘러싼 미국 씨티그룹 본사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한국법인의 새로운 수장을 직접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어떤 인물이 본사로부터 지목을 받을 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국내 금융회사와 달리 외국계 은행은 그룹의 스탠스가 임원 선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최근 씨티은행이 처한 실적 악화의 위기를 타개할 차기 행장 선임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씨티은행은 9일 현재 상시 조직인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공식 회의일정을 논의중이다. 박 행장은 지난달 행장직을 사퇴했으나 씨티은행 이사회 의장직은 다음달 27일까지 유지하기로 하면서 임추위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의장을 비롯해 안병찬·이미현·정민주·지동현 사외이사 등 5명의 씨티은행 이사회는 임추위 구성원으로서 경영 승계 절차를 이행하고 있다.

씨티은행 내부에선 임추위의 공식 회의가 곧 이사회 소집일과 동일하기 때문에 앞으로 열릴 이사회에서 차기 행장에 대한 의결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씨티은행은 이달 들어 유명순 수석부행장의 행장 직무대행 체제를 갖췄다.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은 차기 행장으로 유 수석부행장이 유력하다는 것에 모아지고 있다.

박 의장에 이어 공식서열 2위인 유 수석부행장이 씨티은행에서 쌓아 온 30여년의 관록을 인정받는 데다 전임 행장 역시 수석부행장을 역임한 후 행장에 오른 사례를 비춰볼 때 '유명순 카드'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러한 이유로 씨티은행 사상 최초의 여성 행장 배출여부도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반면 그룹 본사에서 또 다른 적임자를 지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본사의 영향력이 작용할 경우 이는 여과 없이 임추위에 전달돼 차기 행장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씨티은행이 올해 상반기 기록한 899억원 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반토막(-51.19%) 난 것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를 반영한 미래대비용 충당금 적립을 제외하고 역대급 순익 급감을 맞고 있다.

이런 난관을 뚫을 새로운 행장이 절실한 터라 결국 본사의 고민은 깊어졌고 △유 수석부행장 △본사 인물 파견 △외부 수혈을 두고 고민하는 양상이다.

아울러 전임 행장들의 임기를 미뤄볼 때 차기 행장이 행장직을 수행하는 연속성도 고려대상이라는 전언이 나온다.

박 전 행장이 2014년부터 6년을, 앞서 하영구 전 행장이 2001년부터 14년을 역임한 전례를 감안한다면, 본사 입장에서는 차기 행장 역시 안정적인 경영을 전제로 단임에 그치지 않고 재임 이상을 염두에 둘 것이라는 관측이 따른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5명으로 이뤄진 임추위는 상시 조직으로, 현재는 향후 열릴 회의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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