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준(38)의 거침없는 돌파다. 그는 첫날에 이어 이틀 연속 이글을 낚아채며 순위표 맨 윗줄을 꿰찼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36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4억원·우승상금 2억5200만원) 둘째 날 2라운드가 11일 인천 서구에 위치한 베어즈베스트청라GC 미국·오스트랄아시아 코스(파71·7238야드)에서 열렸다.
오전 조로 출발한 문경준은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1개를 엮어 6언더파 65타를 때렸다. 중간 합계 13언더파 129타로 오후 2시 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하는 노승열(29)과 10번홀(파4)로 들어선 김민규2018(19)을 4타 차로 제치고 순위표 맨 윗줄을 차지했다.
문경준은 15번홀 티박스에서 273.6야드를 날렸다. 깃대까지 84.9야드를 남긴 상황. 호쾌한 스윙과 함께 날아간 공은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글.
문경준은 이글에 대해서 "바람이 반대였다. 84.9야드 샷이었다. 라이가 좋지 않았다. 핀 오른쪽을 보고 드로우를 시도했다. 날아간 공은 스핀이 걸리더니 홀에 들어갔다. 샷감은 대체적으로 좋은 편"이라고 했다.
3타를 줄인 채 아웃코스(1번홀)로 들어선 문경준은 후반 첫 홀(파4)과 2번홀(파5), 4번홀과 5번홀(이상 파4)에서 두 홀 연속 버디를 낚아 4타를 줄줄이 줄였다. 8번홀(파4)에서는 2온에 성공했지만, 3퍼트를 범하고 말았다. 보기를 기록하며 14언더파에서 13언더파로 내려오고 말았다.
중간 합계 13언더파를 기록한 문경준은 첫날 페어웨이 안착률 71.43%, 그린 적중률 83.33%에 이어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 78.57%, 그린 적중률 88.89%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문경준은 지난 시즌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다. 유러피언투어와 아시안투어 카드가 있지만, 코로나19로 비행기 길이 막혀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문경준은 "어제보다 오늘은 그린 상태가 깨끗했다. 그래서 퍼트 스트로크를 믿을 수 있었다. 흐름을 잘 타서 샷 이글과 버디를 잡을 수 있었다. 만족한 하루"라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2018년 최경주 인비테이셔널부터 이번 대회까지 25개 대회에서 커트라인을 통과했다. 사실 성적이나, 커트라인을 확인하지 않는다. 시합에서 무엇을 잘했는지, 무엇을 못 했는지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즌을 가장 빛낸 선수로 꼽혔지만, 우승 경력은 대상처럼 화려하지 못하다. 2015년 제34회 GS칼텍스 매경오픈 트로피가 그의 유일한 트로피다. 코리안투어는 2007년에 데뷔했다. 올해로 14년 차.
그런 그는 2014년 이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펼쳤다. KPGA 선수권 준우승에 이어 또다시 생애 첫 승을 노릴 때다. 그러나 배상문(34)에게 밀려 다잡은 트로피를 놓치고 말았다. 결국 신한동해오픈은 '천추의 한'으로 남은 대회이기도 하다. '2014년 준우승 당시'에 대한 기자의 물음에 문경준은 "2014년도에는 멋도 모르고 골프를 쳤다. 혼자서 골프를 할 때다.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고, 놀이터에서 놀면서 했다. 준우승 이후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얼마나 골프를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과학적인 골프를 추구하게 됐다. '무리하지 말자'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때와 지금의 나는 많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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