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국 추락 인도, 한국 기업도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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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09-14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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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지 인력·주재원 등 확진자도 증가세

  • 삼성·현대·LG 등 인도 글로벌 생산거점 전략 차질 우려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0만명에 육박하면서 현지 한국 기업들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인도 당국은 공식적으로 집단면역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국으로 전락하며 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다. 이에 현지 인력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 주재원들도 건강을 크게 위협받고 있으며, 글로벌 생산거점 전략 차질도 우려된다.

◆기아차 인도공장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전체 직원 10% 육박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 공장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현재까지 누적 300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현직 직원 3000여명과 주재원 70여명의 10%에 가까운 수치다.

현지에 진출한 다른 한국 기업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열악한 상황 속에서 이 정도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실제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의 지난 11일(현지시간) 오전 집계 기준에 따르면 현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456만2414명, 세계 2위)는 전날보다 9만6551명 늘었다. 이틀 연속 세계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하루 10만명도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 포스코 등 다수의 한국 기업이 진출한 인도의 경제 중심지인 서부 마하라슈트라주는 특히 상황이 심각하다. 최근 하루 1만∼5만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누적 확진자 수 세계 1위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 기업들이 현지 최고 수준의 방역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확진자 수를 ‘제로(0)’로 유지할 수 없는 이유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인도권역본부장 주관 코로나19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구축하고 일단위 상황보고 및 감염 방지 활동을 하고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 관리 프로세스 및 확진자 발생대응 시나리오 수립 등도 수립해 운영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인도 정부 가이드라인과 내부 지침에 맞춰 최선을 다해 코로나19 방역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무증상 감염자 등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생산거점 전략 차질··· “현지 정부도 손쓸 방안 없어”

이로 인해 인도를 글로벌 생산 거점화하려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와 기아차 등의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에서 휴대전화 생산 공장을 가동 중이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휴대전화 공장이다. 삼성전자가 2018년 7월 7억 달러를 투입해 기존 생산라인의 2배 규모로 확대해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육성하는 곳이다. 연간 최대 1억2000만대 생산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인도 남부의 항만도시 첸나이 공장에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노이다, 푸네에 각각 공장을 두고 있다. 노이다 공장에선 TV·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생활가전을, 푸네 공장에선 가전과 일부 스마트폰 등을 각각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첸나이, 안드라프라데시에 각각 공장을 가동 중이다. 현대차 첸나이 공장은 연간 70만대 생산 규모를 갖추고 현지 전략 모델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와 '베뉴'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생산량은 68만2100대다. 기아차는 작년 7월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아난타푸르에 처음 진출해 연간 17만대 생산규모를 갖추고 생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지의 한 업체 관계자는 “열악한 의료 인프라, 밀집 주거 환경 등으로 인해 인도 당국도 방역에 한계가 있어 사실상 집단면역을 비공식적으로 고려하는 것 같다”며 “코로나19 발생 초기처럼 강력한 제재를 하지 않는 게 그 증거로, 경제활동이 이뤄진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인도 암리차르의 공공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주민들이 길게 줄을 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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