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친환경 항해를 재촉하는 스마트 선박 기술력은 단연 탑-티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기술력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조선업계는 최근 자사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타사의 장점을 벤치마킹, 협력구조를 통한 ‘컬래버레이션(이하 콜라보)’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15일 조선해양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시행에 따른 친환경 선박과 함께 투입 연료 대비 뛰어난 효율성을 꾀할 수 있는 스마트 선박이 그야말로 대세다. 이를 위한 업계의 협업도 숨가쁜 상황이다.
국내 대표 해운 선사 HMM, ‘스마트 십’ 기술력 향상 박차
대표적으로 HMM(옛 현대상선)이 국내 대표 해운사로서 과감한 행보에 나섰다. 최근 삼성중공업과 함께 스마트·친환경 선박 공동연구에 착수한 것.
삼성중공업은 이미 탁월한 스마트 선박 건조능력을 입증한 상태다. 지난 4월부터 유럽 노선에 투입된 HMM의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이 바로 그것. 이 선박은 운항 정시성과 안전성은 물론 효율성까지 확보한, 최첨단 IT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십(Smart Ship)이다.
HMM은 향후 이 선박을 직접 운영하며 축적된 관련 데이터와 노하우를 제공하고, 사용자 니즈(Needs)를 제안해 스마트십 솔루션의 보완사항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HMM은 선박에 적재된 화물과 항로, 위치, 해상 날씨, 선박 상태 등을 육상과 연계해 선박의 안전을 실시간 점검 가능한 ‘스마트십 컨트롤 센터(Smart Ship Control Center)’를 구축, 이달 중순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스마트 십 솔루션,비용절감·친환경 항해까지 ‘일석이조’
삼성중공업 뿐만 아니라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HMM에 인도한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최첨단 스마트 십 솔루션 DS4를 탑재해 주목받았다.
DS4에는 △원격 유지·보수 작업 지원 △최적 운항경로 제안(스마트 내비게이션)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플랫폼 △사이버 보안 등 기술 등이 총집결됐다.
또한 황산화물을 제거할 수 있는 탈황장치(스크러버)가 설치돼 있고 추후 LNG 추진선으로 전환 가능하도록 설계돼 IMO 환경규제도 충족해 고효율과 친환경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현대중공업은 KAIST(카이스트)와 협업해 자율운항 시스템을 개발, 스마트 십 기술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지난 4월 SK해운의 25만t급 벌크선에 항해지원 시스템 ‘하이나스’를 성공적으로 탑재한 것. 하이나스는 인공지능(AI)이 선박 카메라를 분석해 주변 선박과 충돌 위험을 판단하고 이를 증강현실(AR) 기반으로 선장에게 알린다.
현대중공업은 또한 선박용 IoT 플랫폼인 ‘통합스마트 십 솔루션(ISS)’과 이안이나 접안 시 주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접안 지원 시스템’ 등을 기술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스마트 십 솔루션 ‘에스베슬(SVESSEL)’을 탑재해 세계 최초로 스마트 선박 인증을 받기도 했다. 지난 5월 에스베슬이 탑재된 15만톤급 셔틀탱커 ‘이글 페트롤리나(Eagle Petrolina)’호가 그 주인공.
싱가포르 선사 AET 탱커스에 성공적으로 인도된 이 배는 셔틀탱커로서는 세계 최초로 노르웨이·독일 선급인 DNV GL이 공식 인증한 스마트 선박이다.
DNV GL은 최신 스마트 선박이 갖춰야 할 기술 요건을 새롭게 정의하고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선박에 한해 ‘스마트십 기술 인증(CG-0508 SMARTSHIP DESCRIPTIVE NOTATION)’을 부여하는 세계적 검사·인증 기관이다.
에스베슬을 탑재한 이글 페트롤리나호는 최적의 연비를 낼 수 있는 운항 경로, 엔진 출력 및 선박 기울기(Trim) 등의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또 연료 소비량, CO2 배출량과 같은 운항 정보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어 환경규제 대응 및 경제 운전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신 스마트 십 기술은 선사에게는 기술의 안전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강화된 환경규제와 선원부족 현상 등에 경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이라면서 “국내 조선3사는 단연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스마트 십 건조능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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