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중국 상하이의 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점 직원이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되풀이하고 있는 말이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날 중국 곳곳의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매장에서 나타난 제품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다.
중국 국제금융보 기자가 이날 직접 찾은 상하이 매장에서는 화웨이 스마트폰 최신 모델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한 직원은 창고 재고 데이터를 보여주면서 “인기 모델은 재고가 아예 없거나, 2~3대가량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품귀현상이 빚어진 이유는 미국 정부 제재로 15일부터 화웨이의 핵심 반도체 공급이 중단되면,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구하기 어려워 질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부터 미국 장비와 소프트웨어(SW), 설계 등을 사용해 생산하는 모든 반도체에 대해 사전 승인 없이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외에 P시리즈, 메이트 시리즈, 노바 시리즈까지 모두 재고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매장 직원은 “품절 기종을 주문도 앞으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수요가 폭증하자 가격도 크게 올랐다. 중국 최대 전자제품 판매 시장으로 꼽히는 선전시 화창베이 전자상가에서는 이미 화웨이 스마트폰 제품 가격이 평균적으로 300~500위안(약 5만~9만원)가량 오른 상태다.
중고시장 가격도 오르긴 마찬가지다. 국제금융보에 따르면 화웨이 메이트30프로 가격은 2분기 대비 300위안 안팎으로 올랐고, P40프로 프리미엄 가격은 200~300위안가량 올랐다.
문제는 도매가 역시 크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공급량은 한정적인데 이를 구매하려는 유통업체들이 많아진 탓이다. 실제 화창베이 전자상가에서 일부 모델은 오퍼가격이 하루에 두번씩이나 오르는 등 이상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관계자는 “미국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5일 이후부터는 화웨이 제품 품귀와 가격 상승이 점점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 전문가들 역시 화웨이가 이번 제재로 인한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판허린(盤和林) 남재경정법대학 디지털경제연구소 원장은 “반도체 설계와 제조는 현재 중국 반도체 산업의 취약점”이라며 “이에 따라 화웨이는 당장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화웨이 사태가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종을 울리고 자체 반도체 생산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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