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개천절까지 포함해 5일 동안 휴가가 생겼지만, 예년 같은 '연휴 특수'는 기대하기 어렵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매일 관객수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8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8월 둘째 주말(7~9일) 181만 명을 동원하며 2월 이후 최고 주말 관객수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8월 18일 이후 관객수가 급감했다. 8월 초 70만명대를 유지하던 일일 관객수는 한 달여 만에 3만명대로 떨어졌다.
당초 추석 연휴 개봉을 준비하던 송중기·김태리 주연의 '승리호', 차승원 주연의 '싱크홀' 등 200억 원 이상 제작비가 든 영화들은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관객 수가 평년의 30%를 밑도는 시기에 대작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을 만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이빙계 디바 이영(신민아 분)이 사고로 잃었던 기억을 되찾으면서 진실을 알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디바'(감독 조슬예), 모든 걸 내려놓고 잠적했던 조선 최고의 검객 태율(장혁 분)이 납치당한 딸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영화 '검객'(감독 최재훈)이 23일 개봉해 '극장 성수기' 예열에 나선다.
사채업자 두석(성동일 분)과 종배(김희원 분)이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엉겁결에 어린 아이 승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는 내용을 담은 '담보'(감독 강대규), 죽지 않는 외계인 남편 만길(김성오 분)이 자신을 죽이려는 것을 알게 된 소희(이정현 분)가 친구들과 반격에 나서는 코믹 스릴러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감독 신정원)이 29일 개봉한다.
여름 시장을 목표로 했던 영화 '국제수사'(감독 김봉한)도 같은 날 개봉한다. 필리핀으로 신혼여행을 떠난 형사(곽도원 분)가 범죄조직의 농간으로 살인용의자로 몰린 뒤 현지 가이드와 함께 직접 수사에 나서는 코믹 범죄 액션이다.
코로나 사태 속 극장가는 그야말로 예측 불가다. 추석 연휴 기간이 길다 보니 확진자 수도 예측할 수 없는 데다가 가족 간 만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극장 관계자는 "이번 추석 극장 분위기를 전망하기란 어렵다.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확진자 수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작 영화 없이 중소 영화가 대거 개봉하는데 관객들에게 큰 관심을 끌 수 있을까 예측할 수 없다. 확진자 수가 세 자리를 찍은 데다가 사회적으로도 명절에 움직이지 않는 분위기라 어려움이 크다. 기존대로만 유지되더라도 '추석엔 영화 한 편'이라는 인식이 있으니 극장을 찾아주시겠지만 29일까지 확진자 수며 사회적 분위기를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예년보다 활기찬 분위기는 아니지만, 극장가도 관객 모객을 위해 노력 중이다. 철저한 방역은 물론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CGV는 추석 기간에 상영되는 5편의 영화를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는 '만원으로 CGV 나들이'를 진행한다. 영화 예매권 2매를 1만원에 만나볼 수 있다.
메가박스는 신작영화 개봉에 앞서 선착순 예매 이벤트 '빵원티켓 & 빵원티켓 플러스'를 진행한다. '빵원티켓'과 '빵원티켓 플러스'는 각각 최신 개봉 영화를 '0원' '2000원'에 관람하는 할인 이벤트다.
극장가들은 관객들이 안전한 관람을 할 수 있게끔 정부 지침에 따라 매일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매일 방역하고 있지만 추석 연휴에는 더욱 신경 써 방역할 예정이다. 관객들이 안심하고 극장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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