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온라인투자연계)금융이 제도권으로 들어오자마자 연체율 최고치를 경신했다. 업계 평균 연체율은 20%에 육박한다. 각종 사기사건 등으로 신뢰가 추락하며 신규 영업이 어려워진 탓에, 연체율은 앞으로 더 오를 전망이다.
27일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협회 회원사 44곳의 평균 연체율은 지난달 말 기준 9.91%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이자, 전월(8.83%) 대비 1% 포인트 이상 급등한 수치다. 지난해 말 8.43%였던 평균 연체율은 올 들어 3월까지 7.85%로 낮아졌지만,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회원사까지 더하면 업계 평균 연체율은 20%에 육박한다. P2P 통계 제공업체 미드레이트에 따르면 P2P 135개사의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말 11.41%에서 올해 8월 말 16.51%로 올랐고, 지난 24일 기준 18.02%를 나타내고 있다. 미드레이트 통계가 업체들이 자체 공시한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연체율은 이보다 높을 수 있다.
연체율 급등은 업체 크기와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업계 2위(잔액 기준) 테라펀딩 연체율이 지난해 12월 12.97%에서 지난달 26.64%로 두 배 이상 뛰었고, 4위 어니스트펀드도 같은 기간 5.83%에서 9.84%로 올랐다. 3위 투게더펀딩은 1.15%에서 9.29%로 급등하며 주요 업체 가운데 연체율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난달 연체율이 50% 이상인 협회 회원사도 3곳에 달했다. 위펀딩이 58.86%, 펀디드와 월드펀딩이 각각 52.00%, 50.70%를 보였다. 위펀딩 연체율은 지난해 말 12.00%였지만, 8개월 만에 5배 가까이 올랐다. 비회원사 8곳은 신규 영업을 사실상 중단하며 '100% 연체율'을 나타냈다.
연체율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업체들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연체율은 30일 이상 연체된 금액에서 대출잔액을 나눈 값이다. 신규 대출 취급이 정체되거나 소폭 오른 데 그치면, 분자인 연체액이 그대로더라도 분모인 대출잔액이 줄어들어 연체율이 오를 수 있다.
부실채권 매각이 어려워진 점도 연체율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 업체들은 상환 가능성이 낮은 채권은 정리해 연체율을 관리해 왔다. 하지만 부동산을 비롯해 동산 등 대부분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부실채권 매각이 까다로워졌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연체율이 왜 올랐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일시적인 위험으로 연체가 발생한 것인지, 차주가 부도가 났다면 다른 상환 방법이 있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며 "연체나 손실 등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P2P금융은 지난달 27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이 시행됨에 따라 제도 금융권으로 편입됐다. 국내에서 새로운 금융업이 탄생한 것은 대부업법이 시행된 2003년 이후 1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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