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조정국면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코스피가 대내외 악재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그동안 한국 증시가 일부 악재에도 풍부한 유동성의 힘으로 지탱해 왔으나 테슬라와 니콜라 등 미국 기술주 급락과 다가오는 미국 대선, 남북 긴장 고조 등으로 갈수록 커지는 변동성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2200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60.54포인트(2.59%) 하락한 2272.70으로 마감했다. 코스피 종가가 23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0일(2274.22) 이후 약 1개월 만이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7.62포인트(1.61%) 하락한 2295.62로 개장해 장중 낙폭을 키우며 한때 2268.8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하락에는 미국 뉴욕증시 급락과 남북 긴장 고조 등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 21일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남측 공무원을 북측 해상에서 사살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3.02% 급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각각 1.92%, 2.37% 떨어졌다.
뉴욕증시에서 대표적인 기술주 중 하나로 꼽혔던 테슬라 주가는 10.34% 떨어졌고, 니콜라는 25.82% 급락했다. 테슬라의 경우 전날 '배터리데이'에서 발표한 내용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실망감에 급락했다. 니콜라는 사기 논란에 창업자 사임 소식까지 더해지며 최근 한달간 주가가 46.3% 하락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추가 부양책에 대해 신중함을 표명한 점과 미국 대선을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와 니콜라 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도 총 5300억원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23일 기준 테슬라 주식을 40억6226만 달러(약 4조7585억원)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23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가 10.34% 하락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가치가 하루에 4920억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니콜라의 경우 국내투자자들의 보유 규모는 1억2692만 달러(약 1486억원)로 하루에 약 384억원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코스피의 추세적 하락 가능성도 전망하고 있다. 코스피가 2270선에서 지지력을 시험하는 중으로, 하향 이탈 시 코스피가 2200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만약 2280선에서 지지력을 확보할 경우 기간조정 양상을 거칠 수 있지만 레벨다운 시 2차 가격조정 가능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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