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원스토어 IPO로 인터넷사업 역사 실패 설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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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입력 2020-09-2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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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T 자회사 중 첫 시도...코로나19 영향 낮아

  • 구글·애플 인앱결제 강제로 상장 급물살

  • 내수 한계 우려...구체적 성장 계획 마련해야

[원스토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데일리동방] SK텔레콤 자회사인 원스토어가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구글과 애플의 ‘인앱 결제’ 강제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적절한 시기라는 분석이다. 인터넷 사업과 유독 인연이 없었던 SK그룹이 원스토어 상장으로 과거 불명예를 씻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T 자회사 원스토어가 상장을 준비중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맡으며 SK증권이 공동주간사로 참여한다.

원스토어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애플 ‘앱 스토어’와 같은 어플리케이션 마켓이다. SKT는 자회사(SKB, ADT캡스, 11번가, 웨이브, 원스토어)를 잇달아 상장해 기업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이 중 원스토어는 우선순위 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확산으로 산업 환경이 달라지면서 SKT 자회사 상장 순서도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최근 구글이 애플과 같이 수수료를 올리고 인앱결제를 강제하자 원스토어 상장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해당 사안은 정부와 IT기업이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댈 정도로 국내 산업 환경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원스토어는 지난해까지 매출액은 지속 확대됐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올해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상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원스토어가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은 ‘상생’이다. 앱 마켓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20%로 낮추면서 플레이 스토어와 앱 스토어 대비 앱 개발자들의 부담을 덜었다.

원스토어는 통신3사(SKT, KT, LG유플러스)가 각각 운영하고 있던 앱 마켓과 네이버 앱스토어가 통합돼 탄생됐다. iOS가 아닌 안드로이드 기반 앱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경쟁 상대는 정확히 구글이다.

현재 원스토어 주요주주는 SKT(53%), 네이버(28%), SKS PE-키움인베스트먼트(19%)다. KT, LG유플러스는 사업협력에 집중할 뿐 지분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향후 성장 가속을 위해 여타 통신사들이 직접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원스토어가 국내 시장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불안요인이다. 그만큼 가치 책정 과정에서 과도한 밸류를 적용하긴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배경에는 현재가 아닌 ‘성장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SKS PE가 투자한 규모를 전체 가치로 환산하면 5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약 1년 만에 두 배가 된 밸류를 실적과 향후 전략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SK그룹은 인터넷 사업 부문에서 ‘징크스’를 갖고 있다. 싸이월드, 네이트온 등 현재로 따지면 페이스북, 카카오톡과 유사한 사업을 펼쳤지만 유독 빛을 보지 못했다. 인터넷 사업 실패 원인으로는 지원 부족이 꼽힌다. SK그룹이 통신과 화학에 주력하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인터넷 사업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결국 SK그룹이 원스토어 상장에 성공하려면 ‘내수용’과 ‘인터넷 사업 실패’라는 꼬리표를 제거해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구글 인앱결제 강요 이슈가 부각되면서 원스토어 상장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아직 플레이 스토어에 대항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경쟁사 대비 낮은 수수료를 기반으로 우호세력(개발자)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미래 가치를 산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이 무엇인지를 투자자들에게 명확히 어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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