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매체 증권시보(證券時報)에 따르면 지난 25일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인민은행, 국가외환관리국이 '외국 기관 투자자의 중국 선물 투자 자금 관리규정'을 발표해 외국인 투자 관련 규정을 대폭 완화했다고 밝혔다. 해당 규정은 오는 1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구체적으로 그동안 따로 운영했던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와 ‘위안화 적격외국기관투자자(RQFII) 제도를 통합하기로 했다. 외국인 기관들이 위안화든, 달러든 원하는 화폐 종류를 선택해 투자하도록 함으로써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신청 절차를 간소화했다. RQFII·QFII가 중개 업무를 위탁할 수 있는 기관 수 제한도 철폐했다.
투자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진다. 외국인의 중소기업 전용 장외주식 시장인 신삼판(新三板, NEEQ)거래와 사모펀드 투자를 허용한다. 금융선물, 상품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도 가능해진다. 아울러 채권 환매, 신용대주(融資融券) 거래 등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대신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보더 시장 등 방면에서 관리감독 규칙을 엄격히 적용해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처벌 조치 등도 세부화 해 불법 행위를 엄중히 관리할 방침이다.
시장은 이번 조치를 중국 자본시장 개방의 일환으로 해석하면서, 향후 외국인의 시장 접근도를 높여 더 많은 글로벌 자금이 중국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앰버힐 캐피털 자산관리 부문 잭슨 웡 이사는 "이번 조치로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이 중국내 모든 자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패트릭 섬 텐가드홀딩스 투자관리 이사는 "중국 시장이 점점 더 개방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외국인이 중국 투자 전략을 다양화할 수 있는 채널이 늘어나면서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호감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생상품 투자가 허용된 것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싱가포르 투자은행 UOB케이하이안의 스티븐 렁 이사도 "단기적으로 중국내 파생선물 시장이 활성화되진 않겠지만, 위험 헤지(회피)를 위해 외국인의 파생상품 수요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중국 자본시장 개방의 중요한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올 들어 중국은 미·중 디커플링 위협에 맞서 금융시장 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부터 외국인 소유 선물 및 보험회사의 영업을 허용했다. 이어 4월부터는 애초 예정된 시기보다 8개월 앞당겨 외국계 증권사의 지분을 완전히 철폐하고, 100% 외국인 지분을 가진 뮤추얼펀드 운용사 설립과 자산운용사 경영을 허용했다. 지난 21일엔 자국 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제를 한층 더 완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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