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 대한 예비입찰에 현대중공업그룹이 가장 먼저 참여했다. 현대중공업은 재무적 투자자(FI) 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번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지분 36.07%(경영권 포함)다.
두산그룹과 매각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당초 지난 22일 예정된 예비입찰을 28일로 한 차례 미뤘다. 이는 인수의 가장 걸림돌로 작용하던 중국 법인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와의 법적 리스크를 두산그룹이 떠안기로 결정하면서 인수 후보자들이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7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까지 점쳐지는 소송 관련 배상금이 매각 리스크로 떠오르자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DICC 소송에서 발생하는 배상금 부담을 책임지겠다는 뜻을 원매자들에게 전달했다.
가장 큰 디스카운트 요소가 사라지면서 원매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번 예비입찰에 현대중공업 회에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 국내 사모펀드도 참여가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계열 현대건설기계는 가장 강력한 인수후보로 꼽힌다. 현대건설기계가 동종업에 종사하고 있는 데다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경우 세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 확보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는 국가 핵심기밀도 다수 보유하고 있어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이 인수할 경우 세계 5위권의 건설기계 제조업체로 단숨에 성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지난달 초 인수를 추진한다는 보도와 관련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는 “검토한 사실이 없다”며 인수설을 부인해왔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집중하며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배제해왔다. 그러나 대규모 소송 리스크가 사라지고 FI와의 컨소시엄을 통한 비용부담 감소 등 인수환경이 달라지면서 적극 고려되면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볼보건설기계와 함께 굴삭기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를 품게되면 현대건설기계는 세계 5위권의 건설기계 제조업체가 될 수 있다. 인프라코어를 인수하게 될 경우 시장점유율이 5.2%로 늘어나면서 세계 5위 업체인 볼보건설기계(5.2%)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동종업을 영위하는 입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으로 국가 핵심기술 유출 등에 대한 우려와 제조업 경쟁률 약화 우려를 없애기 위해 입찰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이 완료되면 두산그룹의 자구책 이행 역시 사실상 마무리단계에 접어든다.
계열사 매각 등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면 두산중공업은 신재생 에너지 사업 투자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한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해상풍력 및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수소, 연료전지 등 유망한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키워 나가면서 기술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분 무상증여를 통해 연료전지 제조업체인 두산퓨얼셀의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어서 이를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분야에도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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