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7~8일 방한 일정을 미룬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방한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미·중 외교수장이 잇달아 한국을 찾을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한반도가 미·중 갈등의 전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여파로 방한을 미룬 데 이어 왕이 부장까지 한국 방문을 미루면서 이 같은 우려는 잠시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6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중 외교당국은 왕이 부장이 내주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논의해왔지만 중국 측 사정으로 이를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이 부장의 방한 순연은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가 오는 26∼29일 개최되는 등 중국 내부 정치 일정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이 방한 일정을 미루자 왕이 부장도 한국 방문을 미룬 것 아니냐는 일부 관측도 제기되지만, 왕이 부장의 방한 연기가 먼저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왕이 부장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일본 총리 예방도 미뤄졌다.
당초 왕이 부장의 방한은 방일을 계기로 추진됐다. 앞서 NHK 방송 등 일본 현지 언론은 왕이 부장이 이달 일본을 방문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왕이 부장의 방일 일정이 이달 중순 이후로 미뤄지면서 방한 일정도 순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부장의 방한 시기는 5중전회 이후 방일 시기에 맞춰 성사될 것으로 관측된다.
왕이 부장은 방한 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미뤄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대해 논의하고 미·중 갈등에 대한 자국의 입장도 한국 측에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으로 한국과 몽골 방문 일정은 취소, 이날 일본에서 열리는 일본·호주·인도와의 '쿼드' 참석 후 바로 귀국할 예정이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오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를 요청해 방한이 미뤄진 데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연기돼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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