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기준도 없는데"…농어촌상생협력기금 적다고 또 국회 불려온 기업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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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경 기자
입력 2020-10-0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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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발적 출연금 미달탓 3년째 줄소환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또 국내 주요 대기업 임원진을 국회로 향하게 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는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위원장과 일부 의원들, 국내 주요 대기업 부사장·전무급 임원들이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참석한 기업인들은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 양진모 현대자동차 부사장, 강동수 SK 부사장, 전명우 LG전자 부사장, 임성복 롯데그룹 전무, 유병옥 포스코 부사장, 이강만 한화 부사장, 여은주 GS 부사장, 조영철 한국조선해양 부사장, 형태준 이마트 부사장 등 10명이다.

간담회에서 의원들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조성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운천·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과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기업들의 저조한 기부금액을 이유로 이들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다. 다만 당일 비공개 간담회로 전환돼 기업인들이 증인으로 출석하지는 않았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익을 본 기업들이 농가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2017년에 도입됐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출연금을 통해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총 1조원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매년 목표액에 도달하지 못하며 2018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업인들을 국회로 소환했다.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9월까지 조성된 상생기금은 2017년 310억원, 2018년 232억원, 2019년 226억원, 2020년 246억원(9월까지)으로 총 1043억원이다. 4년간 상생기금의 목표액인 4000억원 대비 26.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운천 의원은 "상생기금은 '정부 외의 자’의 출연금만을 재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기업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2018년부터 국정감사, 간담회 등을 통해 5개 경제단체와 대기업들에 어려운 농어업과 농어촌의 현실에 대해 강조하고, 기금 출연에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지만 여전히 출연실적은 저조한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뚜렷한 기준도 없는 기부금액으로 기업인들이 매년 국회에 불려간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실제 정 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들의 출연금은 제각각이다. 정 의원이 제출한 2020년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현황에 따르면 △삼성 12억원, △현대자동차 2억5000만원 △SK 2억5000만원 △LG 2억1000만원 △롯데 3억3000만원 △포스코 1억원 △한화 500만원 △GS 1억5000만원 △현대중공업 1억원 △신세계 6억9400만원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각 기업이 지역사회나 소외된 지역들과 상생하기 위한 지원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음에도 해당 기부금만으로 문제를 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데는 정부의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농림축산식품부가 기업들이 상생기금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생협력사업을 개발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상생기금이 기업과의 협력과 함께 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는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관련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정점식 의원은 "간담회에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도 참여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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