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재발견]⑤야광봉 벗고 굿즈 흔들어..."콘서트장이 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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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20-10-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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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번진 코로나19는 우리의 삶과 의식을 넘어 문화까지 단숨에 바꿔버렸다. 집콕생활은 곧 새로운 문화를 생산해냈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일상 속으로 들어오면서 집은 본래의 휴식 기능을 넘어 사회활동, 여가활동까지 수행하는 공간으로 변화했다.

강제적인 집콕생활을 하게 된 우리는 집 안에서 저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개척하며 지루한 일상을 이겨내기 시작했다. 영화관을 가는 대신 OTT(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더 이용하는가 하면 집 안에서 캠핑을 즐기며 여행 기분을 만끽하기에 이르렀다. 그저 치열하고 고단했던 삶을 덜어낼 '쉼터'쯤으로 치부됐던 집이, 본래는 우리네 삶과 문화를 아우르는 공간이었다는 것을. <편집자 주>


'방구석 1열' 언택트 콘서트 시대가 열렸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다. 소위 '덕질' 문화까지 바꿨다. 자고로 덕질의 미덕은 '대면'이었다. 매번 달라지는 현장의 분위기와 현장감이라는 이유로 좋아하는 스타의 콘서트가 열리면 전 회 콘서트를 챙겨보고 지방 공연 심지어 해외공연까지 빠짐없이 참가할 정도로 열의를 보여야 '찐팬'이라 불릴만 했다.

그러나 코로나 19는 공연에서 '대면'을 지웠다. 대신 비대면 방구석 1열이 새로운 콘서트 장이 됐다. 소위 '랜선 덕질'의 시대가 시작된 것.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에 사는 철수씨는 자칭 타칭 소위 '아이돌 덕후'다. 그는 코로나 19 사태 이후 집에서 노트북과 휴대전화로 라이브 콘서트를 즐긴다. 

철수씨는 "노트북으로 콘서트를 보면서 응원하니 다소 어색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마음껏 응원할 수 있어 오히려 즐겁다"며 "보통 물을 제외한 음식물은 콘서트장 반입이 금지되지만 집에서 콘서트를 보면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점도 좋다"고 전한다. 

현장감이 아쉽지만 증강현실(AR) 티켓을 추가하면 가상현실이 가미된 생생한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지난 4월 첫 선을 보인  SM엔터테인먼트의 '비욘드 라이브'는 세계 최초 온라인 전용 유료 콘서트로, 새로운 컬처 테크놀로지(CT)를 콘서트 분야에 실현, AR 기술 및 다중 화상 연결을 통한 인터랙티브 소통 등으로 한층 진화된 디지털 공연 문화의 새로운 미래를 열었다고 호평 받고 있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추첨된 팬들의 음성과 환호 등을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미션 챌린지' 등 쌍방향 소통도 가미해 현장에 있는 듯 생생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언택트는 콘서트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앨범 발매 직후 앨범을 구매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팬사인회도 비대면으로 진화중이다. 정해진 스타들과 팬들이 동시에 영상통화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영상메시지의 경우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 등을 팬들이 사전에 제출하면 영상메시지를 받는 식으로 팬들의 덕심을 풀어준다.

이같은 비대면 소통 모델은 코로나 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집의 재발견과 함께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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