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홀(파3)까지 5홀 연속 버디 등 상승 곡선을 그리던 김태훈(35)이 18번홀(파5) 해저드에 빠지며 추락해 진땀을 뺐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우승상금 3억원) 둘째 날 2라운드가 9일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잭 니클라우스 컨트리클럽 코리아 어반·링크스 코스(파72·7350야드)에서 열렸다.
2라운드 결과 김태훈은 버디 7개, 보기 1개, 더블 보기 1개를 엮어 4언더파 68타, 중간 합계 6언더파 138타로 순위표 맨 윗줄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 선두였던 조민규(32·5언더파 139타)와는 한 타 차다.
아웃코스로 출발한 김태훈은 3번홀(파5) 3온 1퍼트로 버디를 낚았다. 세 번째 시도한 샷이 깃대와 1.9야드 거리에 완벽하게 붙었다.
7번홀(파5) 안정적인 플레이가 이어졌다. 3온 1퍼트로 또다시 버디. 당시 그는 341야드(311m)를 날렸다. 2013년 장타왕에 올랐던 그때의 모습이 마이크를 잡은 그의 얼굴에 살포시 포개졌다. 그는 당시에 대해 "뒷바람이 불었다. 바람을 잘 태우면 많이 나가게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강하게 쳤고, 잘 맞았다. 삼박자가 잘 맞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9번홀(파4)에서는 1.4야드의 짧은 거리를 놓치며 보기를 범했다. 인코스로 들어선 김태훈은 11번홀(파4)을 시작으로 15번홀(파5)까지 5홀 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아이언 샷으로 깃대를 강타하는 등 절정의 샷감을 증명했다.
마지막 홀인 18번 티박스에 올랐다. 5홀 연속 버디를 등에 업고 기세가 등등했다. 호쾌하게 날린 공이 우측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결국 해저드에 '퐁당'하고 빠졌다. 벌타를 받고 세 번째 샷을 시도했다. 이번에도 섕크가 나면서 또다시 우측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공은 해저드에 빠지지 않고, 라인에 걸쳤다.
네 번째 샷을 시도했다. 공은 그린을 벗어났다. 답답했던 김태훈은 "악"하고 소리를 질렀다. 결국 그는 5온 2퍼트로 더블 보기를 범했다.
3타 차 선두에서 순식간에 한 타 차 선두로 간격이 좁혀졌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태훈은 "티샷이 우측으로 밀렸다. 벌타를 받고 쳤는데 계산을 잘 못 했는지 해저드 라인에 걸쳐졌다. 공이 아슬아슬하게 살아있었다. 그저 한 타 벌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중반까지는 생각보다 샷이 좋아서 버디 찬스를 많이 만들었다. 퍼트도 나쁘지 않아서, 찬스를 살리게 됐다. 많은 버디를 잡았다. 잠시 코스 레코드 욕심도 냈지만, 마지막 홀에서 가슴 아프게 됐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에 김태훈은 "올해 컨디션이 좋다"며 "이 코스와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그는 투어 통산 3승을 기록 중이다. 첫 승은 2013년 보성CC클래식이고, 마지막은 2018년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에서다. 그는 2년 2개월 동안 트로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김태훈은 '싱글벙글'이다. 지난해 2월 태어난 아들 때문이다. 그는 "(더)CJ컵에 출전하고 싶다. 하지만, 위험하기도 하고 해서 국내에 잔류할 계획이다. 가족이 여기에 있어서 국내 투어에 전념할 계획이다. 대상을 노리겠다"며 웃었다.
2위인 조민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바람이 많이 불지는 않았지만, 코스 세팅이 어려웠다. 피곤하고 힘든 하루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그대로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두 타를 줄인 박상현(37)은 3언더파 141타로 3위에, 한 타를 줄인 홍순상(39)은 2언더파 142타로 4위에 랭크됐다.
커트라인은 7오버파로 설정됐다. 그만큼 코스가 어렵다는 방증이다. 양일 합계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3라운드 무빙데이로 진출한 63명 중에 단 5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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