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실적은 오는 21일 발표할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LG화학이 2주 정도 앞당겨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배경을 두고 ‘주주 달래기’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달 17일 전기차 배터리로 대표되는 전지사업부문의 물적분할(분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분사 발표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9일까지 LG화학 주식 6000억원어치를 매도할 정도였다.
오는 30일 전지사업부문 분사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앞둔 LG화학으로선 주주들을 안심시킬 카드로 잠정실적을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재계에서 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해온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정도였다. 잠정실적 발표는 투자자들에게 실적 예상치를 미리 제공, 기업가치를 판단하도록 돕는 효과를 낸다.
LG화학은 “최근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주주와 투자자가 더욱 정확한 실적 예측과 기업가치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잠정실적을 공시한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의 잠정실적 발표 결정은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크기 때문이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LG화학이 3분기 시장 컨센서스의 20% 이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견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영업이익이 7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1%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매출액 전망치는 10.3% 늘어난 8조1048억원으로 점쳐진다.
그동안 줄곧 투자만 해 수익을 내지 못하던 전지사업부문은 지난 2분기에 실제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 2분기 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은 전기차 배터리가 흑자를 내면서 분기 사상 최대 매출(2조8230억원)과 영업이익(1555억원)을 기록했다. 차동석 LG화학 부사장(CFO)은 당시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구조적인 이익 창출 기반을 마련한 게 큰 의미”라며 “3분기에도 전지부문이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30일 임시 주총에서 분사가 완료되면, LG화학은 12월 1일 출범하는 전지사업부문 신설 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의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LG화학이 분사를 결정한 건 배터리사업의 미래 성장성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은 올해 1~8월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말 기준 LG화학 전기차 배터리의 수주잔량은 150조원에 달한다. 수주잔량은 계약 금액으로, 실제 제품이 인도될 때 매출로 잡힌다. 이미 예정된 매출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LG화학은 오는 2024년까지 전지사업부문에서만 30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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