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발간한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며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간 '경기 위축' 진단을 내렸다가 8월에 이 표현을 삭제하고 경기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9월엔 다시 '경기위축 가능성'을 전망한 데 이어 10월에는 '경기 부진'을 언급했다.
KDI는 "내수는 서비스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며 "수출은 대외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소폭의 감소세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내수가 얼어붙은 것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역대 최장의 장마까지 겹치며 경기 활동이 위축됐다.
8월 전산업생산은 -3.4%로 전달(-1.5%)보다 더 악화했다.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조업일수 감소, 예년보다 긴 장마 등의 영향으로 서비스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영향을 크게 받았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9.6%로 전달(70.1%)보다 소폭 하락한 가운데 출하(-3.9%→-7.2%)는 감소하고 재고율(115.6%→119.7%)은 상승했다.
KDI는 "소비는 내구재의 양호한 흐름에도 코로나19의 재확산에 따라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다시 위축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투자는 일시적으로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8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의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운송장비가 크게 하락하면서 전월(8.1%)보다 낮은 -1.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KDI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급감하며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자본재 수입액의 높은 증가세를 고려하면 기계류를 중심으로 한 개선 흐름은 유지됐다"면서 "9월 자본재 수입액이 전월(12.5%)보다 높은 22.6%의 증가율을 기록함에 따라 반도체를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8월 전체 취업자 수는 전월(-27만7000명)과 유사한 전년 동월 대비 27만4000명 감소로 집계됐다. 다만, 내구재 소비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서비스업 중심의 내수 부진을 일부 완화했다고 KDI는 판단했다.
9월 수출은 7.7% 증가했으나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전월과 동일한 –4.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아울러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환율과 금리가 하락한 가운데 가계대출은 비교적 큰 폭으로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세계 경제의 경우 "주요국이 소비 중심의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경기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